김태호 후보가 16일 새벽 당선 확정 직후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경남도지사 출신으로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태호(57·산청·함양·거창·합천) 무소속 후보가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같은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두관(61·양산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유지하며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6일 새벽 3시 현재, 99.99%로 개표가 마무리된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은 김태호 후보가 42.59%의 득표율로 36.46%를 얻은 통합당의 강석진 후보를 7000여표 차로 앞질러 최종 승리했다. 같은 시각 91.93% 개표가 이뤄진 경남 양산을은 김두관 후보가 48.39% 득표율로 2위인 나동연 미래통합당 후보(47.96%)를 350여표 앞서고 있다.
김태호 후보에게 거창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고향이다. 그는 30대 중반이던 1998년 거창에서 경남도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2002년엔 거창군수에 당선됐다. 이를 발판으로 2004년 6월 경남도지사에 당선됐고, 재선에 성공하면서 2010년 6월까지 6년 동안 경남도지사를 역임했다. 도지사 퇴임 직후인 2010년 8월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으나, 청문회에서 낙마했다. 2011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을 포함하고 있던 경남 김해을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재선에 성공하며 새누리당 최고위원까지 지냈다.
2016년 5월 이후 ‘야인’으로 지내던 김태호 후보는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향에 출마했으나, 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나왔다. 그는 당선되면 통합당에 되돌아가겠다고 예고한 상태이다.
김두관 후보는 김태호 후보 다음으로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렸던 김두관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서 당선되면, 대권 잠룡의 위치를 굳히게 된다. 또한 8년 만에 정치적 고향인 경남에 다시 뿌리를 내리게 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김두관 후보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발탁하면서 리틀 노무현으로 떠올랐다. 2010년엔 범야권 단일후보로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2년 7월6일 도지사직을 중도 사퇴하고,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에 나섰지만 패배했다.
2014년엔 아무런 연고 없는 경기 김포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으나 떨어졌고, 2016년 재수 끝에 김포갑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올해 초 양산을 현역 국회의원인 서형수 민주당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2월3일 양산을 출마를 선언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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