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14일 브리핑을 통해 “저소득층에 지급할 코로나 지원금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아 늦게 지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제공
코로나19 때문에 생존위기에 처한 대구 저소득층들이 생계비와 의료비에 보태쓸 정부 지원금을 보름째 못 받아 애를 태우고 있다. 대구시가 정부에서 620억원을 받았지만 선불카드 제작업체와 갈등을 빚으면서 지급이 늦어진 탓이다.
14일 대구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대구시는 지난달 30일 저소득층 특별지원금인 국비 620억원을 정부로부터 받아 8개 구·군에 배분했다. 대구시와 8개 구·군은 이 돈을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17만 가구에 지난 10일까지 나눠줄 예정이었다. 1인 가구 52만원, 2인 가구 88만원, 3인 가구 114만원, 4인 가구 140만원씩을 지급하면서 50만원까지는 선불카드, 나머지 돈은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구·군은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에서 추천한 선불카드 제작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려고 했지만 불발됐다. 대구시와 구·군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선불카드 제작회사의 주식거래가 정지된 사실을 알고 선불카드 제작회사에 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했지만 선불카드 제작회사가 거절했기 때문이다.
양쪽은 보증보험 비용 2억원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밀고 당기기를 했다. 결국 대구시가 보증보험 비용 2억원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됐다. 선불카드 제작회사는 16일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17일 8개 구·군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정한교 대구시 복지정책관은 “선불카드 제작회사가 보증보험 가입을 약속했고 카드는 16일께 대구에 도착할 예정이다. 20일께 주민센터에서 선불카드와 상품권을 저소득층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한마디로 가슴이 아프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봐 생존이 어려운 계층이다. 이분들한테 지급해야 할 지원금이 카드업체와 갈등에다 행정 편의주의까지 겹쳐 보름씩 늦어진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하루빨리 지원금을 17만 가구에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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