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만희(89) 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1월 중순 대구와 경북 청도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첫 확진자인 31번째 환자가 2월5일 신천지 대구교회에 갔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신천지 대구교회의 코로나19 감염원을 찾고 있는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대구시의 이런 행정조사 자료를 받아 분석에 나섰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1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행정조사로 확보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등을 살펴본 결과 이 회장이 1월16일에 신천지 대구교회, 1월17일에 경북 청도에 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회장이 1월31일~2월2일 청도농협장례식장(청도대남병원 지하)에서 치러진 친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보름 전이다. 앞서 이 회장 형은 1월27일 청도대남병원에 입원했지만 나흘 만에 숨졌다.

이 회장이 1월 중순에 왜 대구와 청도에 왔는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이 회장이 신천지 대구교회에 온 1월16일은 목요일이라 예배가 없는 날이었다. 또 경북 청도에 간 1월17일은 이 회장의 형이 청도대남병원에 입원하기 열흘 전이다. 이 회장의 고향은 청도 풍각면인데 청도에는 이 회장 일가의 선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 부시장은 “이 회장의 (방문) 목적은 짧은 영상만 있어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일요일이었던 2월9일과 2월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열린 예배에서 코로나19 2차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천지 대구교회 최초 전파자로 의심됐던 31번째 환자(61살 여성·2월18일 확진)는 2월9일과 2월16일 이전에 어디선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이 31번째 환자의 최초 발병일을 2월7일이나 2월10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이 회장의 대구·청도 방문과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의 관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31번째 환자는 2월5일에도 신천지 대구교회에 갔던 것으로 대구시 행정조사에서 밝혀졌다. 신천지 교인과 시설을 행정조사에서 추가로 확인한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쪽을 추가로 수사의뢰하고 구상권 행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대구에선 시민단체와 소상공인들이 각각 정부와 신천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김일우 구대선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