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21대 총선의 부산 북구강서구갑에 출마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0년 넘게 부산 북구에서만 출마합니다. 이번에도 함(한번) 더 밀어주이소.”
지난 6일 오후 4시께 부산 북구에 있는 전통시장 구포시장 들머리에서 전재수(48)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강서구갑 후보가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시장 상인들은 전 후보한테 손을 흔들며 반갑게 맞았다. 밑반찬을 파는 김아무개(66)씨는 “(전국 3대 개시장 중 하나였던) 구포가축시장 철거 등 시장 발전에 애쓰는 모습이 보기 좋다. (국회의원으로서) 일은 잘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전 후보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응원하기도 했다.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도 전 의원을 칭찬하는 주민도 있었다. 장을 보러 온 박아무개씨는 전 후보를 보고 “경기가 엉망이다. 정부는 뭐하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 후보가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한 번 더 기회를 달라. 열심히 하겠다”고 답하자 “정부는 마음에 안 들어도 (전 후보가) 일 잘하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신만덕교차로에서 박민식(54) 미래통합당 부산 북구강서구갑 후보가 시민들과 주먹 인사를 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교차로에서 인사하는 박 후보를 보고 차량을 잠깐 멈춘 뒤 주먹 인사를 하는 운전자도 있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박 후보한테 다가가 인사하며 “몸살 나지 않게 몸 챙겨가며 선거운동하길 바란다.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고 했다. 박 후보는 교차로에서 시민들에게 큰절한 뒤 유세 차량에 올랐다.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하고, 목숨 걸며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인 의료진 덕분에 코로나19 대응이 잘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염치없이 방역을 잘했다고 합니다. 이런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튼튼한 야당이 있어야 합니다. 야당에 힘을 모아 주십시오.”
박 후보의 연설에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박아무개(72)씨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난 3년 동안 지역 경기는 10년 전으로 후퇴한 것 같다. 구관이 명관이다. 다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부산 북구 신만덕교차로에서 21대 총선의 부산 북구강서구갑에 출마한 박민식 미래통합당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 북구강서구갑은 선거 때마다 여·야가 치열하게 겨루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 선거구의 하나다. 1992년 14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미래통합당의 뿌리정당인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가 잇따라 당선됐는데 2016년 20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전 후보가 당선됐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도 정명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현직 구청장이던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북구청장에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 전 후보는 또 다시 승리해 민주당의 상승세를 이어나가려 하고 박 후보는 전통적인 텃밭을 되찾겠다며 벼르고 있다.
또 이 선거구는 두 후보가 네번째 맞대결을 벌여 관심을 끌고 있다. 18대 총선과 19대 총선에선 박 후보가 각각 19%포인트, 15%포인트 이겼지만 20대 총선에선 전 후보가 11%포인트를 더 얻어 박 후보를 따돌렸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두 후보의 각오는 남다르다. 전 후보는 “한결같은 이웃 사람으로 북구의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내겠다. 다시 한 번 선택해 달라”고 호소한다. 박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주변을 돌아보며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다시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다.
전 후보는 구포가축시장 완전 폐업과 재단장, 만덕센텀 지하고속도로 건설, 경부선 철도 지하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는 초고층 랜드마크 건설과 만덕 디지털 파크 조성, 어린이 기적의 놀이터 건립 등을 약속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전 후보가 앞서나가고 있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 북구강서구갑에 사는 18살 이상 남녀 518명한테 조사를 해서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전 의원이 48.3%, 박 후보가 41.3%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하면 된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로 여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 대응이 상대적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여당에 불리했던 여론 지형도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것으로 본다. 이제부터는 후보의 됨됨이 등으로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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