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마산의료원의 간호사 1명과 이 간호사의 초등학생 아들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남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감염된 것은 처음이다. 경남도는 마산의료원 모든 직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으며, 경남에서 확진자가 새로 발생하더라도 마산의료원에 입원시키지 않기로 했다.
경남도는 “마산의료원 간호사 ㄱ(39·여)씨와 그의 아들 ㄴ(9)군이 5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마산의료원에 입원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남 106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인 ㄱ씨는 지난 2일 처음 의심증세를 보여, 4일 검사를 받고 5일 새벽 3시께 양성 판정을 받았다. ㄱ씨가 양성 판정을 받은 직후, 경남도 역학조사팀은 가족 등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아들 ㄴ군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밝혀냈다.
마산의료원은 지난 2월27일부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ㄱ씨는 지난달 31일까지 본관 4층 42병동 일반병실에 입원한 코로나19 경증환자를 간호했다. 가장 최근 근무일인 지난달 31일 ㄱ씨는 환자 13명을 담당했다. 그는 지난 1일 근무일이 아니었지만 저녁에 잠깐 마산의료원을 다녀갔고, 2일부터 4일 검사를 받을 때까지 마산의료원에 가지 않았다.
경남도는 “마산의료원에는 의사 22명이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의사는 간호사와 동행하지 않고 혼자 다니며 환자를 단독 진료하기 때문에 ㄱ씨와 접촉한 의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간호사는 모두 180명인데 하루 평균 80명이 근무하며, 이 가운데 ㄱ씨와 함께 근무하거나 식사하며 접촉한 간호사는 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경남도는 접촉 여부와 상관없이 의료진과 일반직원 등 마산의료원 전체 직원 396명을 검사하고 있다. 가족 등 병원 외부 접촉자도 모두 자가격리 상태에서 검사하고 있다. 하루 평균 40~50명이 방문하는 응급실은 폐쇄했다. 경남도는 경남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마산의료원 대신 창원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
김명섭 경남도 대변인은 “ㄱ씨는 병원에서 항상 방호복을 입고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가 어떤 경로로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남도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유일한 경남도립 공공의료시설인 마산의료원을 2월24일 경남 첫번째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같은 달 26일까지 모든 일반환자를 내보낸 뒤, 같은 달 27일부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5일까지 마산의료원은 경남 확진자 91명, 대구 확진자 29명, 공항검역소 확진자 3명 등 123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다. 이 가운데 85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고, 현재 38명이 입원해 있다.
한편, 경남에는 5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107명 발생했다. 이 가운데 76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해 현재 31명이 입원해 있다. 이와 별도로 대구지역 확진자 71명이 경남에서 치료받고 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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