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엔(n)번방’ ‘박사방’의 영상이라고 광고해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물 등을 판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엔번방 등의 자료라고 홍보해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물 등을 판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박아무개(27)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엔번방 등의 자료라고 광고해 20여명한테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물과 불법 촬영물 등 2608건을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12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의 말을 들어보면, 박씨는 트위터에 ‘엔번방·박사방 등 자료’라고 광고했다. 구매자한테 연락이 오면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초대해 가상화폐를 받은 뒤 국외에 있는 파일 저장 서비스의 주소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영상물을 팔았다. 박씨의 파일 저장 서비스에는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물 1465건, 불법 촬영물 1143건이 있는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의 텔레그램 대화명이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인 ‘박사방’의 회원 대화명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해 사건 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박씨가 판 성착취 영상물이 ‘엔번방’ 사건과 연관된 자료인지도 확인 중이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박사방 회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영상물 출처에 대해서도 입을 다무는 등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에게 가상화폐를 주고 영상물을 산 20여명의 뒤를 쫓고 있다. 또한 박씨를 상대로 영상물의 입수 경로와 추가 판매·유포처 등을 캐고 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안전과 관계자는 “지난 2월 한 시민단체의 수사 의뢰로 본격 수사에 들어갔고, 국제 공조 수사로 박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구매자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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