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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명 집단감염’ 제이미주병원, 대남병원처럼 환기 취약한 정신병원

등록 2020-03-29 22:44수정 2020-03-30 02:40

건물 전체 공기순환시스템 없고 층별 환풍기 미작동
대구시 “초기에 환자 대상 전수조사 못한 것 아쉬움”
지난 3일 대구스타디움 앞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할 119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지난 3일 대구스타디움 앞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할 119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75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대구 제이미주병원은 청도대남병원과 마찬가지로 환기시스템이 매우 취약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실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같은 건물에 있던 제이미주병원 직원·환자에 대한 전수 검사도 이뤄지지 못했다. 방역당국은 아직 제이미주병원의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29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현장에 나가서 확인한 바로는 (제이미주병원) 건물 전체에 작동하는 공조시스템(공기순환시스템)은 없었다. 층마다 환풍기는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미주병원은 (정신병원 특성상) 창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라 환기가 안 돼 밀집된 공기의 특성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이미주병원과 같은 정신병원으로 120명이 집단감염된 경북 청도대남병원도 취약한 환기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에서 공간의 밀폐성이 집단감염의 한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같은 건물인 두 병원에서 잇따라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앞선 대실요양병원(3~7층) 감염 때 제이미주병원(8~11층)에 대한 전수 검사가 선제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 건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18일로 요양병원 전수 검사에서 대실요양병원 직원 2명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대실요양병원에서는 모두 90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하지만 대구시는 지난 21일 제이미주병원 직원만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했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후 지난 25일 제이미주병원 입원환자 3명이 의심 증상을 보였고, 다음날 환자 1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지난달 21일 대구의료원에서 제이미주병원에 전원된 환자다. 대구시는 26일 제이미주병원 입원환자와 직원을 대상으로 뒤늦게 전수 검사를 했고 지난 26~28일 74명(환자 73명, 종사자 1명)이 추가 확진됐다. 제이미주병원의 입원환자는 286명, 직원 72명이다.

이에 대해 김 부단장은 “대실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처음 나온 날 제이미주병원에 대해서도 전수 검사를 바로 실시하려고 했지만 병원 운영 상태가 폐쇄병동이었고, 당시 요양병원 전수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역량을 다 쏟아부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에 환자까지 전수 검사를 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제이미주병원 집단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제이미주병원의 감염경로에 대해서는 층별로 발생률이 다르고 또 직원보다는 환자 발생률이 더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공간적인 분포 등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방역당국는 제이미주병원의 폐회로텔레비전(CCTV)과 출입자 명단 등을 확보해 역학조사를 할 계획이다.

김일우 박다해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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