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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유입 감염 잇따르는데…공항 상당수 발열감시 카메라 없어

등록 2020-03-24 19:34수정 2020-03-25 02:32

인천·청주·양양만 입출국쪽 설치
김해·제주는 국제선 도착지점만
김포·대구 등 국내선 한쪽 가동
공항공사·방역당국 등 책임 공방

국내 입국자에 의한 코로나19 확진자가 20명(24일 0시 기준)에 이르는 등 해외 유입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상당수의 국내 공항에 발열감시카메라조차 설치되지 않은 등 검역시스템에 허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와 방역의 주무기관인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사이, 보다 못한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에 나서고 있다.

24일 <한겨레>가 국제공항 7곳을 포함한 전국 공항 15곳의 국내선과 국제선 발열감시카메라 설치 현황을 집계했더니, 코로나19 때문에 운항이 잠정 폐쇄된 공항(군산·사천·포항·무안·원주공항)을 뺀 10곳 중 7곳의 국내선과 국제선 출발·도착지점 가운데 한 곳 이상에 발열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김해·대구국제공항은 국내선 출발 또는 도착지점에 발열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김포국제공항은 21일 국내선 출발지점에 2대, 김해국제공항은 23일 국내선 출발·도착지점에 1대씩, 대구국제공항은 23일 국내선 출발지점에 1대가 설치됐다. 다행히 인천·청주·양양국제공항은 출발·도착지점 모두에 발열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발열감시카메라 설치에 구멍이 생긴 데는 예산과 인력 부족과 함께 책임 전가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공항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국제선은 검역 당국인 질본이, 국내선은 지자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질본은 국제선 도착지점 위주로 발열감시카메라를 운영하고 국내선은 한국공항공사와 자치단체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공항공사와 질본이 책임 전가를 하고 있는 사이 보다 못한 지자체가 직접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제주공항 국내선과 국제선에 10대를 직접 설치했고, 지난 20일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발열감시카메라 2대를 질병관리본부에 보낸 부산시는 23일부터 관리인력 6명을 지원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도 17일 청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지점에 발열감시카메라 1대를 설치했다.

지자체가 발열감시카메라를 공항에 설치하려고 해도 한국공항공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감염병예방법(49조)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은 선박·항공기·열차 등 운송수단, 사업장 또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의사를 배치하거나 발열감시카메라 등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시설의 설치를 명령할 수 있다. 하지만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려면 항공보안법에 따라 공항시설 운영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제주도는 최근 “감염병 예방을 위해 공항에 발열감시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별도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김광수 허호준 이정규 박수혁 이정하 김일우 김용희 박임근 신동명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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