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부산시의회에서 김원성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연합뉴스>
최근 ‘미투(Me too)’와 호남 차별 발언 등 의혹으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부산 북강서을 공천이 취소된 것에 반발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잠적했던 김원성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부산 북부경찰서의 말을 들어보면, 김 최고위원의 가족은 이날 새벽 5시20분께 “유서 같은 편지를 쓰고 나갔다”고 112에 신고했다. 김 최고위원이 쓴 글에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는 길은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집을 나서니 용서해 주길 바란다. 정치가 함께 행복한 꿈을 꾸는 거라고 설득했던 내가 참 한심하고 어리석었던 것 같다. 미투인지 뭔지 모르는 내용이고, 설명할 기회조차 없었으니 (나를) 믿어주면 좋겠다. 미투 제보자와 당사자가 밝혀졌으면 좋겠다. 호남 친구들과 지인이 많은데 지역에 대한 편견은 전혀 없었던 사람이라고 얘기도 좀 해달라. 내 원통함을 풀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김 최고위원이 사는 아파트의 폐회로텔레비전을 확인한 결과, 그가 이날 새벽 3시35분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했다. 이후 김 최고위원의 손전화 전원이 꺼져 있어 위치 추적에 실패했다. 경찰은 김 최고위원의 동선을 추적해 이날 낮 12시40분께 경남 양산의 한 종교시설에서 그를 발견했다. 김 최고위원은 무사한 채 별 탈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초년병으로 신생정당인 전진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고, 당 통합 뒤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에 올랐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김 최고위원을 부산 북강서을에 공천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는 부산 북강서을 등 6개 지역 공천에 재의를 요구했고, 공관위는 지난 19일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김 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김 최고위원에 대한 미투와 지역 차별 발언 의혹 등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김 최고위원은 “공관위가 떳떳하게 녹취록을 공개하라. 제 목소리가 맞는지 확인해 달라. 미투 주장하는 분은 나타나 달라”며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어 “사건 배후에는 김도읍 의원이 있다. 김 의원이 총선에 재출마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해 심판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성명을 내어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4·15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도읍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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