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5일 오후 2시35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3주 동안 거의 집에만 있으면서 스마트폰만 보니까 사람이 우울해지더라고요. 대구의 확진자가 줄었고 답답하기도 해서 이번 주말 처음으로 친구와 시내에 나왔어요. 언제까지 밖에 안 나갈 수는 없잖아요.”
일요일인 15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김가영(26)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들고 있는 종이가방 안에는 모처럼 산 옷과 화장품이 들어 있었다. 문을 다시 연 가게에서는 음악이 흘러났다. 이날 동성로는 북적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조금 늘어난 모습이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자 집에 틀어박혀 ‘코로나 블루’를 겪던 사람들이 조금씩 다시 거리로 나오고 있다. 인적이 끊겼던 동성로 등 대구 도심지역은 사람들의 발길이 조금씩 늘었고, 휴업했던 가게들도 하나둘씩 문을 열었다. 특히 팔공산, 비슬산, 앞산, 두류공원, 월광수변공원 등 대구 외곽지역 산이나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 주말이었던 지난달 15~16일 대구 지하철 이용객은 66만3794명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첫 확진가 나온 뒤 첫번째 주말인 지난달 22~23일 지하철 이용객은 15만6268명(평상시의 24%)으로 내려앉았다. 이어 두번째 주말인 지난달 29일~지난 1일 지하철 이용객은 13만4590명(평상시의 20%)까지 떨어졌다. 이후 확산 증가세가 한풀 꺾이며 세번째 주말인 지난 7~8일 지하철 이용객은 15만5559명(평상시의 23%)으로 조금 늘었다. 대구의 평일 하루 지하철 이용객도 12만830명(지난달 25일)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꾸준히 늘어 15만4030명(지난 12일)으로 올랐다.
시민들의 외부활동에 방역의 한 주체인 대구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권 시장은 15일 대시민 담화문까지 발표해 시민들에게 ‘코로나19 종식, 328 대구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오는 28일까지 2주간 시민들이 이동과 모임을 자제하면 하루 추가 확진자를 한 자릿수로 만들수 있다는 것이었다. 권 시장은 “하루 수백명씩 확진환자를 쏟아내던 코로나19의 무서운 기세가 조금씩 꺾이기 시작해서 최근 4일간은 확진자 수가 연이어 두 자리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금은 결코 안정기가 아니다. 상황은 나아지고 있고 신천지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요양시설, 컨텍센터 등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집단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지난달 18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에만 74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대구의 추가 확진자는 서서히 떨어져 지난 11일부터 나흘째 하루 추가 확진자가 두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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