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부터 건물을 통째로 봉쇄하는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던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이 7일 0시 대다수 격리자들이 해제된다.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하고 2주를 맞이하면서 집·시설·병원에 격리됐던 사람들의 해제일이 속속 다가오고 있다. 많은 격리자가 발생한 교회와 병원, 학원 등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부산시가 중대 고비를 넘기는 것이다.
6일 부산시는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집·시설·병원에서 나오지 못하는 자가격리자는 1161명이고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사람은 1885명”이라고 밝혔다. 자가격리는 역학조사관이 확진자의 증상이 나온 날로부터 24시간 전부터 이동경로를 조사해 마스크 착용·이격거리·공간의 밀집성 등을 따져서 결정한다. 자가격리 대상자들은 확진자와 마지막 접촉한 날로부터 14일 동안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지내야 하지만 이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다음날 0시 해제된다.
부산시가 주목하고 있는 자가격리 집단은 온천교회, 아시아드요양병원, 나눔과행복병원, 수영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쓰리제이에듀 등 5곳이다. 자가격리자가 100명 넘었거나 미성년자들이 많이 자가격리에 들어간 곳이다.
온천교회는 지난달 21일 부산의 첫번째 확진자(19·남)가 처음 나온 뒤 지난 3일까지 경남 김해시민 2명을 포함해 32명이 더 나오면서 1085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는데 지난 2일 725명이 먼저 해제됐다. 지난달 16일 주일예배 참석자들이다.
이어 지난달 19일 저녁 수요기도회 참석자 113명이 해제됐다. 6일 0시까지 881명(81.1%)이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 지난달 21일 저녁 금요예배 참석자 186명은 7일 0시 해제된다. 이어 8일 0시 17명, 9일과 10일 0시 각 1명씩을 끝으로 모두 해제된다.
온천교회 교인들의 해제일이 다른 것은 확진자들과 마지막 접촉한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역학조사팀은 자가격리 대상자들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확진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계산했다. 온천교회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14일이 지나야 자가격리에서 해제된다.
학원 강사로부터 감염이 된 것으로 나타난 부산 진구 양정동의 한 학원 입구. 연합뉴스
중증 노인들이 많이 입원한 아시아드요양병원도 격리 해제일이 임박했다. 이 병원은 지난달 23일 신천지 대구집회에 다녀온 사회복지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달 24일 새벽 2시30분부터 건물을 완전히 봉쇄하는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지난달 26일엔 간병인이 추가 감염됐다. 이에 환자와 직원 등 315명 가운데 확진자 2명을 뺀 313명이 시설·병원·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 병원의 환자와 직원은 둘로 나뉘어 격리에서 해제된다. 시설격리자 273명과 자가격리자 18명 등 291명(93%)은 7일 0시다. 집중치료실에 입원중인 22명(7%)은 11일 0시다.
5·6층만 코호트 격리된 나눔과행복병원의 환자와 직원 167명은 11일 0시 모두 해제된다. 지난달 26일 확진된 물리치료사와 접촉한 환자 9명과 직원 23명 등 시설격리자 32명은 10일 0시, 지난달 27일 확진된 간호조무사와 접촉한 환자 44명과 직원 57명 등 시설격리자 101명과 자가격리자 34명은 11일 0시 자가격리에서 해제된다.
수영초등학교 교사들과 병설유치원 원생·교사 161명은 6일 0시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 이 학교는 병설유치원에서 지난달 27~29일 교사 3명과 행정직원 1명, 7살짜리 유치원생 등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역학조사관은 5명의 확진자와 자각격리자들의 마지막 접촉일을 지난달 21일로 잡았다.
수강생 2명과 원장, 강사, 학부모 등 5명의 확진자가 나온 부산진구 양정동 영어전문학원(쓰리제이에듀) 수강생 27명과 직원 4명 등 자가격리자 31명은 8일 0시 자가격리에서 해제된다. 확진 판정을 받은 고교생 2명과 접촉해 2주 동안 자율격리에 들어갔던 고교생들과 교사들도 잇따라 해제되고 있다.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여고생이 원장에게 1대1 수업을 받고 다음날인 지난달 18일 학교에서 접촉한 같은반 친구와 교사 등 44명은 4일 0시 해제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고교생 2명이 지난달 23일 수업을 받았던 수학학원 2곳의 수강생 400여명은 9일 0시 자율격리에서 해제된다. 자율격리는 자가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부산시교육청이 만약을 대비해 집에서 머물도록 한 조처다.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코로나19의 감염력이 높고 대구·경북의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 부산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종결시점을 정하기가 어렵다. 앞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보다는) 소규모로 발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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