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부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교육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학을 3주 연기한 가운데 학원에서 감염된 사람이 잇따르자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휴원과 학원에 자녀를 보내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5일 페이스북에 “시민의 요구입니다. 휴원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초·중·고와 어린이집, 유치원의 개학과 개원이 연기되고, 대학들도 휴교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유례없는 결단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그만큼 엄중합니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위기상황인 만큼 다양한 요구와 이익들이 충돌하고 우선순위가 매겨집니다. 경제 활성화와 방역이 때론 충돌하고, 개인들의 사익과 공공의 이익이 충돌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머무는 사설 학원가에서 가장 극명한 충돌의 장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고 했다.
그는 “학교가 쉬니 학원에서만은 공부를 시키고 싶은 부모들, 초조한 마음에 학원에는 나가고 싶은 당사자 학생들의 요구가 있습니다. 더더욱 어려워진 경제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학원을 운영해보려는 학원장들의 요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이익은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입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느 곳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곳이 바로 학원가입니다. 이미 부산시의 한 학원에서는 학생, 학부모, 학원선생, 학원장 등 5명이 확진환자로 판명 났습니다. 부산시의 권한으로 사설 학원들을 휴원하게 만들 방법은 없습니다. 부산시의 권한보다 더 강력한 강제력은 바로 시민들의 요구입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의 사설학원 관계자분들께 요청합니다. 휴원하십시오. 최소한 초·중·고가 개학할 때까지는 휴원하십시오. 시민의 안전을,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십시오. 위기관리를 위한 사회적 연대와 협조가 절실한 시기다. 시가 지원할 부분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4일 부산의 학부모 31만5500여명에게 문자를 보냈다. 단체문자에서 부산시교육청은 “학원에서 코로나19 감염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개학 연기 상황에서 아이들이 또 다른 감염원에 노출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우리 교육청은 학원 휴원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학부모님들께서도 아이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 당분간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지 말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 함께 지혜를 발휘하여 코로나19를 극복하자”고 호소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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