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부산시청에서 코로나19 합동대책회의를 열어서 학원 휴원 문제 등을 협의했다. 부산시 제공
교육부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학을 3주나 연기했지만, 절반이 넘는 전국의 학원은 휴원하지 않고 있다. 부산에선 학생이 학원 강사에게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은 4일 부산의 ㅂ고 2학년 ㅊ(17)군이 부산의 83번째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 났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ㅊ군은 지난달 22일 부산진구 양정동 영어전문학원 원장(27·남)에게 30분 동안 수업을 받았다. 고등학생인 70번째 확진자와 같은 감염경로인 셈이다. 앞서 원장은 신입 강사로 입사한 부산 36번째 확진자(28·여)에게 감염돼 있던 상태에서 수업을 해 추가 감염이 이뤄진 것이다.
시도교육청은 학원에 휴원 권고를 하고 있지만 전국의 절반이 넘는 학원은 여전히 수업을 하고 있다. 초반에 반짝 올랐던 휴원율도 낮아지는 추세다. 광주의 학원 휴원율은 지난달 28일 기준 48.5%에서 지난 3일 기준 11.3%로 내려앉았다. 전남의 학원 휴원율도 지난달 28일 64.4%에서 지난 3일 기준 39.1%로 눈에 띄게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52.12%를 보인 경기도의 휴원율도 지난 2일 기준 24.1%로 낮아지면서 학원들이 문을 다시 연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34.4%), 인천(40%), 경남(40.5%) 등도 휴원율(3~4일 기준)이 낮은 지역이었다. 대전(59.7%), 울산(64%), 충북(70%), 충남(75.7%)만이 휴원율이 절반을 웃돌았다. 서울과 부산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각각 64%와 55.9%를 보였다.
휴원율이 다시 낮아지자 이를 높일 뾰족한 방법이 없는 교육청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학원 등이 자영업자인 까닭에 강제로 휴원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수업 과정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인원 조절을 강제하는 등의 수칙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학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 광산구의 수학학원 원장 ㄱ씨는 “지난 3주 동안 교육부 권고대로 휴원했다. 하지만 다달이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지출해야 하므로 마냥 수업을 미룰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부산의 영어학원 원장 ㅅ씨는 “휴원하면 강사들의 생계도 심각해진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수강료의 절반을 지원하지 않으면 휴원율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안전과 교육을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아무개(46·대전)씨는 “학원통학버스와 작은 강의실 등 여건을 고려하면 휴원하는 편이 아이들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의 학부모 이아무개(47)씨는 “안전을 위해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지만 학원 수업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교장은 “아이들이 폐쇄된 공간인 학원에 가서 감염될지 모르는데, 학교만 개학을 연기한다고 해결될 문제냐”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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