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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교육연수원 확진자 수용…부족 병상 문제 해결될까?

등록 2020-03-02 16:44수정 2020-03-02 17:36

대구 확진자 급증에 병상 부족에 허덕이던 보건당국
대구 동구 혁신도시 중앙교육연수원에 160실 마련
2일 경증 확진자 이송…여전히 자가격리는 2000여명
2일 낮 대구 동구 신서동 중앙교육연수원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연수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2일 낮 대구 동구 신서동 중앙교육연수원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연수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2일 낮 12시19분 대구 동구 혁신도시 안에 있는 교육부의 중앙교육연수원. 도시락을 싣고 들어갔던 1t 트럭 1대가 연수원에서 빠져나왔다. 트럭이 차량 출입구를 지나자 도로 바닥과 양쪽에 설치된 자동 차량 소독 설비에서 소독액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코로나19 경증 확진환자를 격리 치료할 연수원 창의관 앞에는 왕복 2차로인 도로를 따라 119구급차 14대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이날 연수원은 생활용품을 비치하고 의료설비도 갖추는 등 생활치료센터로 바뀌어있었다. 일찌감치 건물 안팎의 소독 등 방역을 마치고 확진자들을 맞이했다.

낮 12시20분 ‘경북소방’, ‘경남소방’, ‘창원소방’이라고 적힌 119구급차 3대가 잇따라 연수원 안으로 들어갔다. 2분 뒤에는 ‘충남소방’, ‘경북소방’이라고 적힌 119구급차 2대가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다시 2분 뒤에는 ‘경남소방’이라고 적힌 119구급차 1대가 연수원에서 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119구급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마치 눈사람처럼 흰 방호복과 마스크로 중무장했다. 차량 출입구 앞에서는 흰 마스크를 한 경찰관 2명이 출입을 통제했다.

환진 판정을 받고도 자택에서 병상이 나기만을 기다리던 확진자들은 이날 이렇게 연수원에 옮겨졌다. 이날 이송된 환자들은 모두 1인실을 배정받았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대구시와 행정안정부 등 6개 기관 공무원과 의료진 등 80여명이 머물며 확진자들을 관리한다.

2일 낮 대구 동구 신서동 중앙교육연수원 차량 출입문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태운 119구급차가 들어가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2일 낮 대구 동구 신서동 중앙교육연수원 차량 출입문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태운 119구급차가 들어가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연수원에서 일하는 직원은 40여명밖에 없지만 연수원이 자리 잡고 있는 터는 6만7038.4㎡나 된다. 연수원 안에는 배움관(면적 1만1378.3㎡·4층), 수신관(4805.3㎡·4층), 창의관(5912.3㎡·4층) 등 건물 3동이 있다. 배움관 건너편에는 족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주차장(177면) 등이 갖춰져 있다. 배움관에는 직원들의 사무실과 강의실 등이 있고, 기숙사가 있는 수신관과 창의관에는 모두 226실의 방이 있다. 연수원 쪽은 “창의관 160실은 확진자들이 수용하고, 수신관 66실은 의료진과 행정지원 인력이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수원은 노무현 정부 때 초례산(해발 648.6m) 아래 만들어진 대구 혁신도시 안에 있다. 2015년 10월 서울에서 이전했다. 혁신도시에는 연수원을 비롯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감정원 등 11개 공공기관 30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주변에는 아파트, 학교, 편의시설 등도 들어서 있다.

연구원 차량 출입구 도로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장은 텅 비어 있었다. 1시간을 넘게 지켜봐도 타거나 내리는 승객은 단 1명도 없었다. 점심을 먹고 주변을 산책하던 한국감정원 직원 3명은 연수원의 1m 높이 담장 너머로 줄지어 서 있는 119구급차를 의아한 듯 바라봤다.

2일 낮 대구 동구 신서동 중앙교육연수원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연수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2일 낮 대구 동구 신서동 중앙교육연수원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연수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연수원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이날 큰 동요를 나타내지 않고 담담한 모습이었다. 혁신도시에 살며 카페를 운영하는 김지영(41)씨는 “광주와 서울에서도 대구의 확진자를 받고 있는데 우리 동네에 왔다고 이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확진자들이 연수원에서 잘 치료받고 건강해져서 나가시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수원에 경증 확진자를 수용하는 것은 병상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와 대구시가 내놓은 ‘특단의 대책’이다.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보름 만에 나온 해결책이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구의 확진자는 3081명이나 되지만 입원자는 1050명(34.1%)에 불과하다. 연수원에 확진자 160명 밖에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대구의 확진자 3명 가운데 1명은 자택에서 병상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시는 연수원에 이어 삼성인재개발원 영덕연수원, 농협경주교육원,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 등도 생활치료 생활치료센터로 확보했지만 급증하는 대구의 확진자를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세를 고려하면 대구에서는 3천개 이상의 생활치료센터 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권 시장은 이날 정부에 확진자를 수용할 3천실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권 시장은 “대통령의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이 가능한 공공연수원, 대기업 연수원 등에 최대한 빨라 3천실 이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 또 의료인에 대한 동원령을 내려서라도 이들 시설에 배치될 인력을 확보해주고,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도 확보해달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어 “이번 주 중으로 자가입원 대기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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