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대구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경북의 거의 모든 지역까지 번졌다. 경북 23개 시·군 가운데 북부지역인 울진군과 도서지역인 울릉군 2곳만 빼고는 모두 확진환자가 나왔다. 인적이 뜸한 경북의 오지에서도 확진환자가 생겼다.
경북도는 1일 오전 8시 기준 경북 10개 시와 13개 군에 모두 495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북의 전체 확진환자 가운데 55%는 대구에 인접해있는 경산시(145명)와 청도군(127명)에서 나왔다. 경북 중부권의 가장 큰 도시 구미시에도 20명의 확진환자가 생겼고, 동부권의 가장 큰 도시 포항시에도 26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북부권의 가장 큰 도시 안동시에서도 19명의 확진환자가 나왔다.
경북의 3대 오지로 꼽히는 ‘BYC’(봉화군·영양군·청송군)에서도 모두 확진환자가 나왔다. 인구가 3만2천여명뿐인 봉화에서는 지난 27일 21살 남성이 첫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고향이 봉화인데 대구에서 대학을 다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머무는 대학교 생활관에서 확진환자가 나와 지난 24일 밤 10시40분께 봉화로 돌아왔다. 봉화군보건소는 이 남성이 도착하자마자 검사를 했는데 27일 아침 9시 확진 판정이 나왔다.
경북 울진읍 주민자치위원회가 지난 27일 울진군 울진읍 읍내5리 동회관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울진군 제공
인구가 1만6천여명인 영양에서도 신천지 교인인 21살 남성이 지난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고향이 영양인데 마찬가지로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며 생활관에서 생활했다. 그런데 그는 지난 24일 조교에게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털어놓고 생활관에서 나와 이날 밤 10시께 영양에 돌아왔다. 그는 26일 밤 10시26분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인구가 2만5천여명인 청송에서는 지난 24일 경북북부 제2교도소(청송교도소) 교도관인 27살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청송의 첫 확진환자인 이 남성도 신천지 교인이었다.
경북에서 아직 확진환자가 없는 울진군과 울릉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울진군은 ’코로나19 도내 유일한 청정지역 울진 반드시 지켜내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울진군은 지난 24일부터 9개 시외버스터미널에 공무원을 보내 승·하차객들의 인적 사항을 전수 조사하고 발열 등 증상을 확인하고 있다. 또 지난 27일부터는 시외버스 주요노선도 181회에서 59회로 줄였다. 울진군은 관내 신천지 교인 33명을 상대로 검체 검사를 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울릉군도 섬의 관문인 여객선터미널 안에 열감지카메라를 설치했다. 이어 지난 26일부터는 독도전망대 케이블카, 태하향목 관광모노레일, 울릉수토역사전시관 등을 무기한 이용 중시시켰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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