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대구권역응급의료센터가 폐쇄돼 출입문이 닫혀 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대구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5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의료인과 보건소 종사자들의 확진이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5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례 브리핑을 열어 “의료 관계자 7명이 추가 확진환자로 확인돼 격리 조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계명대 동산병원(달서구) 간호사 2명, 곽병원(중구) 간호사 2명, 경북대치과병원(중구) 교정실 직원 1명, 홍락원치과(수성구) 사무원 1명, 원진약국(달서구) 사무원 1명 등이다. 보건당국은 경북대치과병원, 곽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을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했다.
서구보건소는 지난 23일 신천지 교인인 감염예방의약팀장이 확진환자로 확인되며 초토화됐다. 서구보건소에서 감염예방의약팀장과 함께 일했던 직원 4명도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서구보건소 확진환자들과 밀접접촉한 직원 26명, 공중보건의 7명 등 33명은 자가격리된 상태다. 방역에 앞장서야 할 이들이 자가격리된 것이다. 대구시는 서구보건소를 폐쇄하고 지난 21일과 25일 두차례 방역소독을 했다. 서구보건소가 맡던 업무는 서구 위생과 직원들이 대신 맡고 있다. 또 남구보건소도 지난 23일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폐쇄됐다.
권 시장은 “의사 1명과 공중보건의 7명을 배치해 서구보건소 안에 있는 선별진료소는 차질 없이 운영할 예정이다. 서구보건소가 정상 운영될 때까지 꼼꼼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거점병원 의료진의 코로나19 확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23일에는 대구가톨릭대병원 내과 의사 1명, 경북대병원 간호사 1명,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간호사 1명 등 의료인 5명이 잇따라 추가 확진자로 판정됐다. 25일 오전 9시 기준 대구의 확진환자 500명 가운데 의료인만 19명(의사 1명·간호사 18명)이다. 25일 오전 9시 기준 경북대병원에만 격리 상태인 의사는 19명, 간호사와 직원 등은 39명에 이른다.
지역 사회에서는 의료인의 감염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의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병원이 폐쇄되면 환자들에게는 혼란을 주게 되고,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특히 의료인은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을 자주 보기 때문에 전파 가능성이 크다. 대구시는 이날 대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지역 의료체계 위기 우려를 전달하고 모든 의료인에게 레벨 D 이상의 보호장비를 지급하고 응급실 방호체계를 강화하는 등 의료기관과 의료인력을 보호할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의료인에게 보호구와 마스크 등을 충분히 지급할 것과 병원 안 편의시설 폐쇄 등을 요구했다. 신은정 대구지역지부 사무국장은 “의료진이 격리되면서 현장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 현장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사태 최전선에서 치료와 예방을 위해 뛰어다니는 병원 노동자들이 최선을 다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선제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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