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코로나19)가 다수 나온 경북 칠곡군 가산면 밀알사랑의집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경북 칠곡과 예천의 중증장애인 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청송교도소 교도관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폐쇄공간으로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입소자나 수용자 모두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탓에 무차별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북 칠곡군은 25일 “칠곡군 가산면에 있는 중증장애인 시설인 ‘밀알사랑의집’에서 장애인과 직원 등 2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시설에 살고 있는 장애인 12명, 근로장애인 5명, 의사 1명, 간호사 1명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층 건물인 밀알사랑의집은 1층 사무실, 2층 생활관 10실, 3층 강당으로 이뤄져 있고, 옆의 단층 건물에는 재활시설인 밀알희망일터가 있다. 확진자 22명은 안동, 포항의료원과 대구의료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 시설에 입소 중인 ㄱ(46)씨가 지난 22일 첫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최초 감염자는 입소자 ㄴ씨로 추정하고 있다. ㄴ씨는 지난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어머니(대구 동구 거주) 집에 최근 11일 동안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ㄴ씨의 어머니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로 추정된다. 보건당국과 칠곡군은 음성 결과가 나온 47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처를 하고 추가 역학검사를 벌이고 있다.
경북 칠곡에 이어 예천 장애인 시설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과 경북 예천군은 이날 “극락마을에 근무하는 간호사(37·상주 거주)가 지난 24일 밤 10시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지난 18일 발열, 인후통 등 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았는데 현재 상주시 자택에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예천군 풍양면에 자리잡은 ‘극락마을’에는 지체장애인 등 장애인 52명이 입소해 있고 직원 36명이 근무한다. 방역당국은 장애인과 직원 등 나머지 87명을 시설에 대기시키며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예천군 관계자는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일부 열이 나는 등 증세를 보여 감염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1급 보안구역인 교도소도 뚫었다. 방역당국과 경북 청송군은 25일 “청송교도소로 불리는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 근무하는 교도관 ㄷ(27)씨가 확진 판정을 받고 대구시 달서구 자택에 자가격리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교도관은 신천지 교인”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ㄷ씨가 근무하는 교도소의 재소자가 감염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ㄷ씨는 지난 22일 저녁 7시께 열이 나는 등 증상을 보였고 24일 저녁 양성으로 드러났다. ㄷ씨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청송군 진보면에서 식당, 카페, 다이소, 마트 등 여러곳에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청송군 관계자는 “이 기간 중 ㄷ씨가 이틀 동안 교도소에 근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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