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삼켰다. 이 대회를 유치한 부산시는 석달 뒤로 연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5일 “시민과 참가 선수단의 안전을 위해 관련 기관과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서 다음달 22~29일 예정된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6월21~28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탁구연맹은 부산 대회 연기를 권고했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지난 22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국제탁구연맹 권고를 수용하고, 최종 결정을 공동조직위원장에게 위임했다. 공동조직위원장은 오 시장과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이다. 조직위원회는 일정 변경 없이 무관중 경기로 대회를 강행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시민과 참가 선수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연기를 결정했다.
오 시장은 “100년을 기다려온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국내 개최 연기는 모든 탁구인에게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일 것이다. 부산이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해서 역사상 최고의 대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일정 연기 결정을 계기로 2020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한반도 평화를 넘어 세계평화의 새로운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북측 선수단의 참여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국제탁구연맹은 2018년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 틸로샌드호텔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총회에서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 개최지로 부산을 확정했다. 당시 부산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미국 산호세 등 3개 도시가 유치 신청을 했다. 국내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짝수 연도에 단체전, 홀수 연도에 개인전으로 진행된다. 2020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단체전으로,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에서 세계 130개국 2천여명(선수 700명, 임원 800명, 기타 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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