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료원 선별 진료소에 119구급차가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지난 22일 경북 경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오아무개(40)씨의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숨진 오씨가 감기 증상이 나타난 뒤 10일 이상 일상생활을 한 탓에 지역 추가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주시 보건소 등 방역당국은 23일 “숨진 오씨의 감염경로와 정확한 동선 등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씨가 어떤 경로로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오씨가 이미 숨졌기 때문에 당사자 조사가 불가능하고, 오씨가 앓아왔던 기저질환도 고혈압이라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부검을 하지 못해 오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 파악이 어렵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감염경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숨진 오씨는 ㅅ업체에서 지게차 운전기사로 일했는데, 지난 12일 감기 증세로 경주 외동읍의 ㄱ의원에서 기침약을, 지난 14일 기관지염약을 각각 처방 받았다. 병원 쪽은 감기 처방만 했고, 코로나19 증세인 것은 몰랐다. 오씨는 지난 21일 밤 9시께 경주시 시래동 자신의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국내 3번째 사망자로 분류됐다. 방역 당국은 현재까지 오씨의 접촉자가 55명으로 보고 있다. 오씨가 일하는 ㅅ업체는 방역작업 뒤 폐쇄됐다.
오씨는 숨진 채 발견된 날 새벽까지도 직장에서 일하는 등 10일 넘게 일상생활을 했기 때문에 지역에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도 크다. 게다가 ㅅ제조업체 직원 상당수가 근처 울산에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을 넘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주에서 ㄴ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아무개(68)씨는 “오늘은 영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가게 문을 열어야 할지 닫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근처 가게도 비슷한 사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아무개(38)씨는 “숨진 오씨의 감염경로를 몰라 집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다. 창밖의 거리도 썰렁하다. 생필품 구입 말고는 되도록이면 집에만 붙어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주시는 “전통시장 임시 휴장을 결정했다.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모임 등 외부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주에는 이날까지 확진환자 2명이 발생했다.
구대선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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