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에서 확진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의료진을 포함한 전반적인 방역물자가 모자라 앞으로 3∼7일을 더 버티기가 어렵다”며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에서 4살 어린이가 코로나19에 감염돼 확진판정을 받았다. 국내 확진자 가운데 최연소다.
대구시는 23일 “58번 확진자가 근무했던 대구시 동구 하나어린이집에 다니던 4살 어린이가 자가격리중 확진판정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 어린이가 대구의료원 1인실에서 치료중이고, 건강상태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어린이는 지금까지 국내 확진자 556명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지금까지는 수원 사는 11살 초등학생(환자번호 32번)이 최연소였다.
권 시장은 또 “경북대학교 음압병동에 입원치료중인 여성(56)과 남성(57) 등 확진환자 2명이 호흡곤란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9336명 중 발열 등 증세가 있다고 대답한 1276명을 조사중이지만 670명은 통화가 이뤄지지 않아 연락이 두절돼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이 급증하면서 대구시 중구 동산동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246병상, 대구의료원 274병상 등 520병상을 확보해 코로나19 감염환자만 전문적으로 치료할 예정이다. 확진환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이 병상들도 곧 꽉 찰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짧으면 3일, 길면 7일 정도 버틸수 있을 것이다. 3월3일까지는 대구의료원에 병상 84개가 추가로 마련되지만 이 마저도 큰 도움은 되지 않는 실정이다. 새로운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의료진 부족현상도 심각해지면서 23일 오전 11시 군의관을 포함한 의사 38명, 간호사 59명, 방사선 기사 2명, 임상병리사 2명 등 의료인력 101명이 대구에 도착해 격리병원으로 지정된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에 배치됐다.
권 시장은 “대구의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하지만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다음주가 되면 병상과 의료인력 부족은 물론 의료기관 방역, 의료인력 보호장치, 환자 식사, 폐기물처리 등 전반적인 방역물자가 동이 난다. 정부가 적극성을 가지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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