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이면 젊은이들과 외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이 21일 밤에는 텅 비어있다.
“불금인데 이 정도라고?”
금요일인 지난 21일 밤 10시30분께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을 지나가던 20대 여성이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동성로 클럽골목은 금요일 밤만 되면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하지만 대구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 첫 주말을 앞둔 동성로 클럽골목은 적막만 흘렀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아예 문을 닫은 클럽도 많았다. 문을 연 클럽에도 손님이라고는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가게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텅 빈 가게에 손님이 없자 밖에서 담배를 피웠다.
박아무개(22)씨는 “이 일대 클럽과 술집은 코로나 때문에 태반이 영업을 중단했다. 문을 연 가게에도 손님이 거의 없어 할 일이 없다.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혹시나 모를 피해를 막고자 잠시 임시휴업합니다‘. 동성로 한 식당에는 이런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모든 고객님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기준 체온 이상 시 입장이 제한됩니다‘. 다른 식당은 이런 안내문을 내걸었다. ’매장에 입장하실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 후 입장하세요‘. 한 옷가게는 이런 안내문을 붙였다.
금요일 밤이면 승용차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았던 동성로 통신골목은 텅 비었다. 주차된 승용차가 줄지어 늘어서 주차가 힘들었던 현대백화점 대구점 뒤쪽 종로와 남성로에는 주차된 승용차가 단 1대도 없었다. CGV 대구한일점(옛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에서는 파란불이 켜질 때마다 건너는 사람이 서너명 밖에 되지 않았다.
양기환 동성로상점가연합회 회장은 “재앙 수준이다. 동성로에서 이렇게 사람이 적고 가게 매출이 준 것은 처음 본다. 상인들은 아예 잠시 휴업을 하거나 격일로 직원을 출근시키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금요일 밤이었던 21일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대구 동성로 일대를 돌며 대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첫 주말을 앞둔 동성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글·사진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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