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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판정 후에도 70여명이 집에 대기…대구·경북 음압병상 부족

등록 2020-02-21 17:52수정 2020-02-22 02:00

대구 자가대기 50명, 경북 20여명 웃돌아
“음압병실 태부족…일반병실에 입원시킬 터”
대구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환자들을 수용할 대구의료원 전경.
대구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환자들을 수용할 대구의료원 전경.

대구시 북구에 사는 50대 여성 김아무개씨는 지난 20일 새벽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도 음압병상이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40여시간 이상 집에서 대기 중이다. 김씨의 가족과 이웃 등 주변에서는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음압병상 부족으로 인한 확진자의 자택 대기가 늘고 있다. 대구지역에서 지난 18일 이후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84명 중 음압병실에 입원한 환자는 30명이 채 안 된다. 현재까지 50여명이 확진판정 후에도 적게는 20여시간에서 많게는 40여∼50여시간씩 집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역 종합병원에 마련된 음압병상은 65개이고 이 중에서 40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꽉 차 빈 병상은 찾아볼 수 없다. 음압병상은 절대 부족한데 추가 확진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나자 대구시는 대구의료원 일반병상 373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일반병상 117개에 확진환자들을 입원시킬 계획이다. 대구의료원 관계자는 “지금 기존에 입원환자들을 내보내고 확진환자들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일반병실을 모두 비울 수는 없고 입원환자들이 퇴원하거나 다른 병원에 가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털어놨다.

경북지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포항시 남구에 사는 여성(24)은 대구 신천지 교회에 참석했다가 21일 새벽 1시 코로나19 확전판정을 받은 뒤 15시간 동안 집에서 대기 중이다. 이 여성은 지난 16일 신천지 교회방문 뒤 포항시내를 다니며 최소 13명 이상을 만나고 지난 19일부터 기침과 가래, 코막힘 등 증세를 보였다. 그는 현재 약을 먹으며 집에서 음압병실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쯤 입원이 가능할지 알 수 없다. 경북에서도 이같은 자가대기자 확진자가 20여명에 이른다. 김재동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자가격리자는 공무원 50명이 집으로 전화해서 열이 나는지 기침하는지 물어보는 식으로 관리한다. 자가관리 중에 악화되면 신속히 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북에서도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음압병상은 겨우 7개뿐인 탓에 감염 우려가 있지만 확진환자를 집에서 대기시키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다른 지역병원의 음압병상을 찾고 있다. 또 경북지역 의료원 3곳의 일반병실도 활용할 예정이다. 포항의료원은 전체 의료원을 비워 58개의 일반병실을 갖춘 격리병동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수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21일 오후 4시 기준 대구의 확진환자는 모두 126명으로 하루 만에 4배 가까이나 늘었다. 경북의 확진환자도 이날 오후 4시 기준 26명으로 밤새 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감염자의 지속적인 증가로 이제는 지역사회 전파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구대선 김일우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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