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이 지난해 9월17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상의 4개 부문을 석권하자 강효상(59) 국회의원이 대구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세우자고 나섰다. 봉준호 감독은 1969년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봉 감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강 의원은 11일 “대구신청사 옆 두류공원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해 대구신청사와 함께 세계적인 영화 테마 관광 메카로 만들겠다. 대구가 봉준호 감독의 고향인 만큼 아카데미 수상을 계기로 영화박물관을 설립해 영화를 문화예술 도시 대구의 아이콘으로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두류공원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해 미국, 일본, 싱가포르의 유니버설스튜디오에 버금가는 영화 테마 관광컴플렉스로 발전시킨다면 대구가 대구신청사와 함께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내다가 제20대 국회의원선거(2016년) 때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4월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대구 달서구병 선거구에 출마했다. 강 의원은 김용판(62)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원구(60) 공인회계사, 남호균(46)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한국당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달서구병 지역구는 3선인 조원진(61)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버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정남(57) 두류보성맨션 입주자대표와 김대진(58) 중국 하남사범대학 교수가 출마했다. 또 국가혁명배당금당에서는 남우정(55) 느티나무주식회사 대표이사와 엄계화(66) 요양보호사가 나왔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지난 9일(현지시각)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휩쓸자 대구의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들은 잇따라 입장문을 냈다. 대구 북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조명래(55) 정의당 예비후보는 11일 논평을 내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상 4개 부문의 수상을 대구시민과 북구주민의 이름으로 축하하며, 이번 총선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극복하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 달서구을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허소(50) 예비후보도 전날 “이 영화가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과 찬사를 끌어냈던 것은 영화 <기생충>이 보여 준 빈부 격차와 사회 불평등, 자본주의의 폐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불평등 완화를 의정 활동의 제1의 목표로 삼고 앞으로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다양한 정책과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을 씻을 수 있도록 더욱 담대한 정책 입법을 추진하겠다고”고 약속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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