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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김세연 불출마 선언에 부산 금정구 ‘술렁’

등록 2019-11-26 11:21수정 2019-11-26 14:31

부자가 8차례 당선된 금정구 무주공산
더불어민주당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 속
김경지·장형철·박인영 등 자천타천 출마
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이 다가오는 가운데 3선의 김세연 부산 금정구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지역이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금정구는 자유한국당의 텃밭 가운데 텃밭이다. 자유한국당의 뿌리인 민주정의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가 13대부터 20대까지 거푸 당선됐다. 17대 총선에서 박승환 한나라당 후보가 당시 무소속 김 의원에게 패배했지만 김 의원은 당선되고 석달 뒤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사실상 30여년 동안 한국당 계열 정당들이 독식한 것이다.

김 의원의 조직도 막강하다. 김 의원의 선친 김진재 의원은 11대와 13~16대, 김 의원은 18~20대 등 부자가 여덟 차례나 같은 지역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김 의원의 아버지가 일군 동일고무벨트가 금정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지 변호사
김경지 변호사
그런데 김 의원이 지난 17일 “한국당은 수명을 다했다. 공식적으로 완전히 한국당을 해체하자”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21대 총선에서 절대 강자로 평가받던 김 의원이 출마를 접으면 한 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주자는 김경지(53) 더불어민주당 부산 금정구 지역위원장이다. 그는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전인 13일 여야 후보를 통틀어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했다. 부산 출신인 그는 지난해 3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지만 사실상 무명에 가깝다.

그의 이력에서 눈에 띄는 것은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동시 합격한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1998년 4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정경제부 등에서 재직하다 2004년 46회 사법시험에도 합격했다. 2017년 12월 부산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김 의원이 불출마해도 금정구는 여전히 험지라고 생각한다. 나말고도 다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출마한다면 아름다운 경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형철 부산시 시민행복소통본부장
장형철 부산시 시민행복소통본부장
장형철(46) 부산시 시민행복소통본부장(3급 부이사관)도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부산 내성중·동인고·부산대를 졸업한 그는 노무현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그는 내년 4월 금정구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바라고 있지만 박상준 전 정무특별보좌관·박태수 전 정책수석·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이정호 부산연구원장 등 오거돈 부산시장의 핵심 측근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잇따라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오 시장이 장 본부장의 출마를 만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장 본부장은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김해신공항이 24시간 관문공항이 가능한 것인지를 들여다보는 국회 검증단 실무협의회 부산시 대표로 임명될 만큼 오 시장의 신임이 두텁다.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박인영(41) 부산시의회 의장의 차출설도 나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지도부에서 금정구 구의원을 세 차례 지낸 그의 등을 떠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23년 만에 부산의 지방의회 권력이 바뀌었다. 일부 당원들이 내년 총선 출마를 요구하고 있지만 8대 민선의회 전반기 의장으로서 임기를 잘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불출마 뜻을 밝혔다.

한국당에선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뚜렷한 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원정희 전 금정구청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원 전 구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3선 구청장에 도전했다가 여성 구의원 출신의 민주당 정미영 후보에게 9%포인트 차로 패배한 것이 부담스럽다.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
백종헌(57) 전 부산시의회 의장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김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뒤 2017년 1월 바른미래당으로 가면서 한국당 금정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아 같은해 대통령선거와 지난해 지방선거를 치렀으나 김 의원이 한국당에 복당한 뒤 지난 1월 한국당 금정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에 임명되자 5월 한국당을 탈당했다. 그는 “한국당 후보로 출마를 바라지만 한국당 공천이 힘들면 무소속으로도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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