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범식(73·사진) 대구 중구의원이 구의원 당선 1년 만에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나가 논란이 일고 있다. 만일 신 구의원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되면 구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세금으로 다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대구 중구 대봉새마을금고는 22일 오후 2시 대봉새마을금고 본점 2층 회의실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임원을 선출할 계획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사장 1명, 부이사장 1명, 이사 7명을 뽑는다. 대봉새마을금고는 지난 11일부터 사흘 동안 후보 등록을 받았는데 이사장 3명, 부이사장 2명, 이사 8명 등이 후보자로 등록했다. 그런데 신 구의원도 이사장 후보로 나왔다.

지방자치법 제35조(겸직 등 금지)에 지방의원은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산립조합,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임직원을 겸직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만일 신 구의원이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당선되면 의원직을 사직해야 한다. 신 의원은 2012년에도 대봉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3표 차로 떨어졌다. 신 구의원은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떨어지면 구의원을 계속할 생각이다.

신 구의원은 2014년 6월 제6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을 받아 처음 구의원에 당선됐다. 이어 지난해 6월 제7회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재선했다. 그가 당선된 지역구는 동인동, 삼덕동, 성내1동, 남산1동, 대봉1동, 대봉2동 등이다. 현재 중구의원은 매달 의정활동비 110만원과 월정수당 188만6240원 등 298만6240원을 받는다. 하지만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업무추진비를 빼고도 1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다.

대구참여연대와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정의당 대구시당 중남구위원회 등은 일제히 신 의원을 비판했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22일 성명을 내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해야할 지방의원이 그 직과 편법을 이용해 이사장직에 출마한 것은 지방자치제도를 우롱하고 시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은 “불과 16개월 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의원이 임기 절반도 마치지 않고 겸직이 불가능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지역주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신 구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로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다.

‘초미니 지방의회’인 중구의회는 전체 의원이 7명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4명은 한국당, 3명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홍준연(56) 구의원이 성매매 여성을 비하하는 말을 했다가 지난 3월 민주당에서 제명돼 무소속이 됐다. 만일 신 구의원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에 당선돼 구의원에서 물러나면, 중구의회에 민주당 소속은 이경숙(49) 구의원 1명만 남게 된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