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소방구조헬기 추락 사고 12일 만인 12일 낮 해상에서 발견된 박단비 구급대원의 주검을 실은 구급차가 이날 오후 대구 공군기지에서 동산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밤 환자 소방구조헬기의 독도 앞바다 추락으로 실종된 7명 중 3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독도 소방구조헬기 추락 사고 12일 만에 박단비(29) 구급대원이 주검으로 가족에게 돌아왔다. 박 대원의 어머니는 남은 실종자 어머니에게 “먼저 찾아서 미안하다”며 울었다.
해양경찰청 1513함은 12일 오전 11시56분 헬기 동체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해상에서 박 대원의 주검을 발견했다. 박 대원은 ‘박단비’라고 적힌 이름표가 붙은 소방119 점퍼와 검은색 긴바지를 입고 있었다. 오른쪽 팔목에 찼던 액세서리 팔찌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박 대원의 주검은 이날 낮 12시9분 수습돼 대구 달서구에 있는 계명대 동산병원에 옮겨졌다. 이번 사고의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된 것은 3명을 찾은 지난 2일 이후 열흘 만이다.
딸을 찾았다는 소식을 대구 강서소방서에서 전해 들은 박 대원의 아버지는 “어렵지만 나머지 실종자들도 빨리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 대원의 어머니는 “딸을 먼저 찾아서 미안하다”며 다른 실종자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금방 찾을 거예요. 조금만 더….” 박 대원의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독도 소방구조헬기 추락 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은 이날 오전 10시 언론에 추락 헬기의 마지막 이륙 장면이 담긴 독도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공개했다. 모두 3곳에서 찍은 5분짜리 이 영상에는 당시 추락 직전 독도 동도 헬기장에 착륙한 헬기가 환자와 보호자를 태우고 이륙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또 이륙 직후 소방구조헬기 추락을 알게 된 독도경비대원들이 급히 움직이는 모습도 들어 있다. 하지만 소방구조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밤 11시26분께 환자를 이송하던 소방구조헬기가 독도 앞바다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7명이 실종됐다. 이 중에서 이종후(39) 조종사, 서정용(45) 정비사, 환자 윤아무개(50)씨에 이어 박 대원은 주검으로 가족에게 돌아왔다. 하지만 김종필(46) 조종사, 배혁(31) 구조대원, 환자 윤씨의 보호자 박아무개(46)씨 등 3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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