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독도 앞바다에서 해경이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의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해상수색을 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저희 딸 빨리 좀 찾아주세요. 제발 부탁드려요.”
’독도 소방구조헬기 추락 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의 실종자 가족 설명회가 끝날 무렵인 7일 오전 11시께 실종자 박단비(29) 구급대원의 어머니가 이렇게 애원했다. 설명회가 열린 대구 강서소방서 3층 강당에 있던 해양경찰청, 소방청, 해군 관계자들은 고개를 떨궜다. 이날 새벽 0시52분께 해군은 고 서정용(45) 정비사가 입고 있던 119구조대 기동복 상의를 발견해 건져 올렸다. 하지만 남은 실종자 4명을 찾았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지난 2일 서 정비사와 이종후(39) 조종사, 선원 윤영호(50)씨의 주검이 발견된 이후 다른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닷새째 실종자 발견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대구 강서소방서 강당의 가족 대기실에서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7일 낮부터 독도 부근 해상에 기상이 나빠져 수색에 차질을 생겼다는 소식까지 들어왔다.
이날 오전 10시 가족 설명회에서도 실종자 가족들은 해경, 소방, 해군 관계자들에게 실종자를 빨리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못 찾은 가족을 빨리 찾는 게 최우선이다.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달라. 시간이 얼마 없다. 모든 걸 한꺼번에 집중해달라”고 부탁했다. 다른 실종자 가족도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에 민간 잠수업체가 있을 건데 투입이 가능하게 해달라”고 했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설명회 도중에 “정부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해군과 해경 등은 이날 원격조정 무인잠수정(ROV)를 보유한 해군 청해진함(3200t급)과 사이드 스캔 소나를 갖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어도호(350t급) 등 선박 17척과 항공기 4대 등을 동원해 수색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밤 11시26분께 독도 앞바다에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구조헬기가 추락해 7명이 실종됐다. 이 가운데 김종필(46) 조종사, 배혁(31) 구조대원, 박단비(29) 구급대원, 선원 박기동(46)씨 등 4명은 아직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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