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경북 구미시의회에서 신문식 의원(위)과 장세구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구미시의회 인터넷방송 화면 갈무리
“○발놈아” “이자○이”.
경북 구미시의원들이 공식 회의 자리에서 서로 이런 욕설을 퍼부으며 싸웠다. 이 장면은 구미시의회 누리집에 있는 인터넷방송에 그대로 생중계됐다. 회의를 주재하던 위원장도 의원들을 말리지 못했다.
지난 8일 오전 구미시의회에서는 구미시 보조사업에 대한 제7차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택호(62) 특별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의원들은 ‘대한민국 정수대전’ 행사를 놓고 질의와 토론을 했다. 구미시의회 누리집에 올라와있는 동영상을 보면, 민주당 소속 신문식(57) 의원이 먼저 정수대전 행사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구미시 문화예술과장을 상대로 17분 동안 이야기를 했다.
신 의원의 발언이 끝날 기미가 안보이자 자유한국당 소속 장세구(54) 의원이 나섰다. 장 의원은 “이런 식으로 질의할 거면 퇴장하겠습니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신 의원은 계속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이에 장 의원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렇게 하나하나 짚어야 합니까”라며 신 의원과 말싸움을 벌였다. 두 의원은 언성을 높이다가 급기야 서로에게 “○발놈” 등의 욕설을 했다. 당황한 김 위원장은 인터넷방송 녹화를 중단시켰지만 욕설을 이미 생중계됐다. 두 의원이 서로 욕설을 하는 장면은 구미시의회 누리집 인터넷방송 ’회의녹화자료-특별위원회-제232회 임시회-7차 구미시 보조사업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영상에서 24분부터 나온다.
경북 구미시의원들이 말썽을 일으킨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최근 한국당 소속 김태근(58) 의장은 아들(27)에게 건설업체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놓고 구미시로부터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따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한국당 소속 김낙관(52) 의원은 경로당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몰래 빼간 것이 들통나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한국당 소속 권기만(58) 전 의원은 자신의 주유소 앞에 도로가 특혜로 건설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4월 ‘건상상의 이유’로 사직했다. 민주당 마주희(54) 전 의원은 지방선거 금품 제공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자 지난해 10월 사직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