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예산안이 대구시의회를 그대로 통과했다. 중단됐던 구름다리 설치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0일 대구시 설명을 종합하면, 대구시의회는 지난 16~26일 제268회 임시회에서 대구시가 제2회 추가경정예산으로 올린 구름다리 설치 예산 25억원(시비)을 통과시켰다. 대구시는 이미 2019년도 본예산에 구름다리 설치 사업비 140억원(국비와 시비 각 70억원) 중 국비 35억원을 편성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중단했던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다시 시작해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팔공산 케이블카 정상역 전망대가 있는 신림봉(해발 820m)에서 낙타봉(해발 917m)까지 길이 320m, 폭 2m의 구름다리로 연결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2017년 5월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를 위해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시작했다가 논란이 일자 2018년 12월 중단했다. 시는 지난 5월16일 대구 엑스코에서 구름다리 설치를 놓고 제16회 대구시민원탁회의를 열었지만, 구름다리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는 참석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는 우려하고 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미 케이블카가 있어서, 대구시가 추진하는 구름다리는 경제적 효과는 적고 오히려 팔공산 경관을 망칠 것이다. 구름다리 설치 예산으로 차라리 팔공산 톱날능선 구간 등 위험한 등산로를 정비하고, 팔공산 주봉인 비로봉(해발 1193m) 철탑을 철거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팔공산은 대구 동구와 경북 칠곡·군위·영천·경산에 걸쳐있다. ‘갓바위’라고 불리는 관봉 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과 도동 측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1호) 등 97점의 지정문화재가 있다. 2015년 대구시 팔공산자연공원 자연자원조사 결과,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하늘다람쥐 등 4739종의 생물 종이 서식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도 품고 있다. 1980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관리 주체는 대구시와 경북도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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