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게 뇌물을 받아 1심에서 5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김영석(68·사진) 전 경북 영천시장의 항소가 기각됐다. 영천에서는 전임 민선 시장들이 한명도 빠지지 않고 죄다 비리로 구속됐다.
대구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재희)는 24일 뇌물수수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시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영천시장으로서 공정하고 청렴하게 업무를 수행하여야 함에도 부하직원으로부터 승진대가 또는 리베이트 등의 명목으로 95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다. 이와 같은 범행은 공직사회의 청렴성과 일반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죄책이 매우 무겁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내세우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2014년 6월 사무관(5급) 승진을 시켜준 대가로 그해 9월 공무원 최아무개(57)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 전 시장은 또 2016년 6월 특정 업체를 공사에 참여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공무원 최씨에게서 3000만원을 받는 등 두번에 걸쳐 모두 4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앞서 1심을 맡은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상윤)는 지난 4월26일 김 전 시장에게 징역 5년, 벌금 1억원, 추징금 95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군인 출신인 김 전 시장은 2007년 12월19일 영천시장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처음 당선됐다. 제5회 지방선거(2010년)에서는 한나라당, 제6회 지방선거(2014년)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재선과 3선에 성공했다. 그는 제7회 지방선거(2018년)에서는 경북도지사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출마를 포기했다.
영천에서는 김 전 시장을 포함해 역대 민선 시장 전원이 비리로 구속됐다. 정재균 전 시장(1995~2000년)은 건설업자, 박진규 전 시장(2000~2005년)은 공무원한테서 승진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아 구속됐다. 손이목 전 시장(2005~2007년)은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시장직을 잃은 뒤 건설업자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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