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경북 구미시 종합비즈니스센터에서 홍의락 국회의원, 장세용 구미시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현권 국회의원, 김부겸 국회의원(왼쪽부터)이 지역 경제 현안을 논의한 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 등이 7일 엘지(LG)화학에 투자유치제안서를 제출하며 ‘구미형 일자리’의 첫 발을 내디뎠다.
장세용 구미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오후 1시 서울시 종로구 엘지(LG)광화문빌딩에서 엘지화학 관계자들을 만나 투자유치제안서를 전달했다. 장 시장과 이 지사는 엘지화학에 전기차 배터리 등 2차 전지 구미공장 신설 등 투자를 요청했다. 엘지화학은 투자유치제안서를 검토해 투자 계획을 담은 투자의향서를 다음주에 구미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구미시와 경북도는 투자유치단을 꾸려 실무협상을 시작한다.
이번 구미형 일자리가 급물살을 탄 것은 청와대와 김현권, 김부겸, 홍의락 의원 등 대구·경북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컸다. 엘지화학은 해외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거나 신설하는 것을 검토하다가 국내 투자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엘지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Wroclaw) 등지에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외 생산법인을 갖고 있다.
구미형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 광주형 일자리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이 된다. 구미형 일자리는 기업이 투자를 하고 지방정부가 정주 여건을 마련해 주는 방식의 투자 촉진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31일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타결된 직후 구미와 대구, 전북 군산 등도 상생형 지역일자리를 추진해왔다. 상생형 지역 일자리란 노-사-민-정이 지역의 경제 주체간 상생협약을 체결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전지를 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자동차 2차 전지 시장 규모는 2050년 600조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가운데 엘지화학,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삼성에스디아이(SDI)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자들이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제, 음극제, 분리막, 전해질 등 핵심 부품은 해외의존도가 높기도 하다.
민주당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권 의원은 “엘지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뿐만 아니라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연구개발실증단지 조성도 필요하다. 구미에 2차 전지 산업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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