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쯤부터 부산시민공원에 출몰하기 시작한 들개가 먹이를 주던 시민과 반려견을 공격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24일 부산시설공단 등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 21일 밤 9시23분쯤 부산진구 시민공원 안 문화예술촌 근처에서 들개가 산책 나온 주민과 함께 있던 반려견을 물었다. 지난 3일 오후 5시20분쯤에는 시민공원 안에서 반려견과 산책하던 20대가 들개 때문에 생긴 얼굴 상처를 병원에서 치료 받았다. 공단 시민공원시설팀 관계자는 “시민들이 반려견과 들개에게 각각 먹이를 줬는데, 자기 몫을 다 먹은 들개가 반려견 먹이까지 빼앗아 먹으려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들개는 어깨높이가 60㎝ 정도인 진돗개 크기이며 몸통에는 황갈색 털이 나 있고, 주둥이 부분이 검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1월에는 부산진구 초읍동의 부산어린이대공원 쪽에 출몰했다가 지난해 12월부터는 시민공원 쪽에서 목격되고 있다. 포획신고가 56차례 접수돼 출동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들개는 시민공원과 어린이대공원 중간에 있는 화지산(해발 199m) 자락에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소방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공단은 들개의 공원 출입 경로로 추정되는 곳에 대형 포획 틀과 그물망을 설치했지만, 이날까지 들개를 포획하지 못했다. 부산시 동물복지지원단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금정산과 황령산 등에서 들개들이 자주 목격됐다. 도심에 출몰하는 들개는 대부분 유기견이 야생화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포획된 들개는 2021년 298마리, 2022년 331마리, 지난해 377마리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