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1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에 대해 사과하면서 내년에 2035년 세계박람회 재도전 여부를 밝히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1일 부산시청 9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민 여러분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하고 아쉬운 결말을 드리게 되어 참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지난 2년 동안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만 낭보를 전해드리지 못한 것에 책임과 부덕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2035년 세계박람회 재도전을 시사했다. 그는 “시민 여러분의 뜻을 묻고 정부와 충분히 논의하여 2035년 세계박람회 유치 도전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도전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을 묻는 질문에 그는 “재도전을 하려면 2035년 세계박람회 유치가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와 시민 동의가 필수적이다. 내년에 부산연구원의 (실패 원인과 세계박람회 가치 등에 대한) 분석과 시민여론 공론화를 통해 입장 표명을 하겠다”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1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그는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했지만 성과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대한민국 원팀은 부산이라는 깃발을 들고 세계 여러 나라에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역량과 잠재력을 알렸다. 세계 모든 나라와 부산이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가 부산을 주목하면서 브랜드도 몰라보게 뛰었다. 세계적인 평가기관에서 최근 발표한 부산 스마트지수가 세계 15위, 아시아 3위였고 금융도시 지수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 2년 동안 부산에 대한 국내외 기업투자도 20배가량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30년 세계박람회 실패 후폭풍을 우려해 “정부와 협력해서 부산을 대한민국을 굴리는 또 하나의 바퀴로 만드는 일은 멈추지 않겠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북항 재개발, 산업은행 본점 이전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30년 세계박람회 실패 원인에 대해 그는 “머니 게임(사우디아라비아의 물량 공세)의 측면이 있다”면서도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과 프레젠테이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투표에 큰 영향력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표를 받지 못해서 패했는데 종합적 분석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조용히 브리핑룸을 떠났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