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일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 7년 만에 다시 추진된다. 민간사업자가 과거 논란이 됐던 호텔을 포기하는 대신에 상가를 대거 늘려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부산시는 8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계획 변경안을 민간사업자가 제출했다”며 “올해 11월 부산연구원에 수요예측 재조사를 맡겨 내년에 실시협약 변경 협상과 행정절차를 밟은 뒤 2025년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육상 14만2274㎡와 해상 9만2242㎡를 합쳐 모두 23만4516㎡ 크기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요트 경기가 열린 곳으로, 부산시와 아이파크마리나가 2014년 3월 재개발을 위해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민간사업자가 1623억원을 들여서 요트가 정박하는 계류장과 호텔·컨벤션시설 등을 지어 30년 동안 운영한 뒤 부산시에 소유권을 넘기는 내용이었다.
당시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조망권 침해와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공공개발을 요구했지만 부산시는 재정 여력이 없다며 민간투자 방식을 고집했다. 2014년 부산교육청 산하 해운대교육지원청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가 “학교 앞 70여m 위치에 호텔이 들어서면 안 된다”고 결정하자 시행사는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이후 부산시가 2016년 실시협약을 해지하자 시행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시행사가 최종 승소했다. 시행사는 지난달 실시협약 변경안을 부산시에 제출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조감도. 부산시 제공
2014년 실시협약과 변경안의 차이는 논란이 됐던 호텔을 짓지 않는 것이다. 컨벤션시설은 1100석에서 460석으로 640석이 줄었다. 대신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이 18.2%에서 40%로 늘었다. 상가면적은 9504㎡에서 2만5666㎡로 2.6배 증가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호텔 대신에 상가를 늘려주는 꼼수 개발을 부산시가 묵인해주는 꼴”이라며 “바다는 공공재인데 민간투자 방식을 고집해 토건세력에 이익을 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