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교통카드를 찍고 있다. 김광수 기자
부산시가 전국 처음으로 지난 8월 도입한 대중교통 통합 할인제 ‘동백패스’ 이용자가 2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연착륙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일부에선 환급 기준 완화 등 많은 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백패스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된 부산형 지역화폐 ‘동백전’으로 부산에 등록된 대중교통(시내버스·마을버스·도시철도·경전철·동해선)을 월 4만5천원 이상 이용하면 초과한 이용금액(최대 4만5천원)을 동백전으로 환급해 주는 제도다.
부산시는 31일 “동백패스가 시행된 지난 8월1일부터 이달 29일까지 16만2346명이 후불교통카드식 동백전을 새로 발급받았다. 동백패스 시행 전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된 동백전 소지자 8만8431명을 더하면 동백패스 이용자는 25만777명이다”라고 밝혔다. 동백패스 시행 뒤 석달 동안 동백전 후불교통카드 소지자가 동백패스 시행 전에 견줘 3배가량 증가했다는 뜻이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2019년 12월 출시한 동백전 가입자는 올해 1~6월 다달이 1만명가량 늘었으나 동백패스 시행 전달인 7월부터 이달까지 다달이 2만~3만명씩 늘어나 누적 가입자가 123만명을 돌파했다. 7~10월 넉달 동안 11만2천명이 증가했다.
동백패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부산시가 지난 11~17일 18살 이상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온라인 설문조사에선 73.5%가 동백패스를 이용하고 있거나 이용할 뜻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동백패스 사업 효과의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백패스의 도입으로 대중교통 통행량도 늘었다고 시는 보고 있다. 시내·마을버스는 지난해 9월 3579만, 올해 9월 3773만으로 5.42%, 도시철도는 지난해 9월 2200만, 올해 9월 2323만으로 5.59% 증가했다.
하지만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산관광공사가 발표한 올해 8월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17만9730명)이 지난해 8월(4만6771명)에 견줘 3.8배가 늘었다. 코로나19 유행에 거리두기가 적용되던 지난해와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백패스 이용자가 환급받을 수 있는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급 대상자가 지난 8월 5만2135명(9억9900만원), 9월 8만1731명(15억1800만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계좌 발급이 필요 없는 선불형 카드 발급을 추진해 동백패스 이용자를 더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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