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마련 방법을 두고 지역 내 갈등이 빚어지며 잠정 중단된 대구신청사 이전·건립 사업이 절충안을 찾았다.
대구시는 19일 “매각 가능한 공유재산 가운데 두류정수장 터, 성서행정타운, 칠곡행정타운, 중소기업명품관, 대구시청 동인청사(건물), 동인청사 주차장 등 6개 가운데 시의회가 매각을 반대한 두류정수장 터를 제외한 5개를 팔아 신청사 건립 재원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매각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즉시 시의회에 매각동의안을 제출한 뒤, 신청사 설계 예산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런 결론은 지난 18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준표 시장과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병)이 한 면담에서 나온 것이다. 김 의원은 신청사 이전 터(달서구 옛 두류정수장)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그동안 홍 시장은 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청사를 짓지 않겠다고 했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히자 신청사 이전 터 일부를 매각해 비용을 충당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시의회가 이를 반대하며 지난해 12월 신청사 설계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대구시는 신청사 건립 담당 부서를 폐쇄하면서 신청사 건립은 잠정 중단된 상태였다.
달서구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대구시의 이전 터 일부 매각 방침 철회는 당연한 결과이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대구시는 신청사 건립 시기를 1년2개월 표류시킨 점과 지역사회 공동체에 극심한 갈등과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시는 2019년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 시민원탁회의, 합숙 토론 등을 거쳐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를 신청사 이전지로 결정하고, 청사를 짓고 남는 터는 시민과 공무원이 함께 사용하는 ‘복합 행정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대구시는 2012년부터 매년 건립 기금을 적립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대응으로 대부분 쓴 뒤 현재 397억원만 남았다. 신청사 건립 비용은 4500억원으로 추산된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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