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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정치적 내전 상태…보편 가치 찾아내 위기 극복”

등록 2023-10-13 14:00수정 2023-10-13 14:07

경남대 K-민주주의연구소 개소 세미나
1960년 3·15의거, 1979년 부마민주항쟁, 1987년 6월항쟁 등의 출발지를 알리는 장승과 기념비가 경남대학교 교정에 세워져 있다. 최상원 기자
1960년 3·15의거, 1979년 부마민주항쟁, 1987년 6월항쟁 등의 출발지를 알리는 장승과 기념비가 경남대학교 교정에 세워져 있다. 최상원 기자

“쓰레기통에서 피어난 장미라는 말을 들을 만큼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던 한국의 민주화가 위기를 맞았다.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위기 극복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경남대학교 케이(K)-민주주의연구소’는 13일 경남대 본관 국제세미나실에서 연구소 개소기념 제1회 전국학술대회 ‘장기 분단·휴전 체제 하 한국 민주주의의 성공과 위기’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민주화가 위기를 맞았다”라고 진단하며, 원인을 짚고 해법을 제시했다.

발제를 맡은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는 “분단 시대 마산·창원·진해의 성공 여부에 한국 정치의 미래가 달려 있다. 마산·창원·진해는 성숙한 산업자본주의의 성공 사례, 민주화 성지로서 모범 사례를 남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발표자로 나선 지주형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탈냉전 및 정전·휴전 협정의 기능 상실은 새로운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지만, 복잡한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이를 어렵게 한다. 또 이런 상황에서 분단과 정전·휴전 체제는 한국 민주주의의 전진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협동과정 교수는 “정전 70주년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평화를 위한 전후 체제의 극복을 지향하고 있다. 이제는 냉전시대, 탈냉전시대에 이어 탈세계화시대의 한반도 평화 문제를 깊이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한국 시민들이 더불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을 향해 시민의 일반의지를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기 ‘경남대학교 케이-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은 “휴전 속 평화 70년을 맞은 오늘날 우리나라는 스스로 정치적 내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가 경탄한 케이-민주주의는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보수-진보 진영논리를 넘어선 접근으로 한국현대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현재의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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