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법정보조종 담비.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최근 법정 보호종 야생동물이 잇따라 발견된 금호강 팔현습지에 산책로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 당국이 이 사업 환경영향평가의 적합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25일 “‘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2025년까지 대구시 수성구 매호동~동구 효목동 일대 금호강 좌안 5.3㎞ 구간에 자전거도로 등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사업 구간은 ‘대구 3대 습지’로 불리는 팔현습지 일대다.
대구지방환경청 환경평가과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환경부 소속 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사업자이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과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법정 보호종 추가 발견 등) 문제까지 포함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법정보조종 수리부엉이.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어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 개최 결정을 환영한다. 위원회를 통해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팔현습지의 가치가 새롭게 조망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는 사계절 정밀 생태조사를 통해서 팔현습지에 얼마나 다양한 야생동식물이 살고 있는지 제대로 밝혀야 한다. 이를 통해 팔현습지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대구 3대 습지를 넘어 ‘국가 습지’로 지정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낙동강환경유역청은 2021년 완료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서 사업 구간에 수달·삵·원앙 등 법정 보호종 야생생물 3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9월부터 1년 동안 현장 생태조사를 벌인 결과, 수달·삵·원앙을 포함해 수리부엉이·담비·남생이·얼룩새코미꾸리·흰목물떼새·황조롱이 등 모두 9종이 확인됐다.
이어
낙동강환경유역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현지 조사한 결과, 황조롱이·흰목물떼새·큰기러기·큰고니·새매·수리부엉이·얼룩새코미꾸리 등 7종이 추가로 발견됐다. 팔현습지에서만 모두 12종의 법정보호종이 사는 셈이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