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를 이용한 시각예술인 캘리그라피 작가 50여명이 일제강제동원 희생자를 추모하는 특별 전시회를 부산에서 연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은 “16일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기획전 ‘우리는 기억합니다-일제강제동원 희생자를 추모하며’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전시 기간은 내년 2월29일까지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특별전에는 국내 캘리그라피 작가 55명과 시인 10명이 참여해 강제동원 피해자·희생자들의 구술과 강제동원을 주제로 한 시 등을 소재로 삼은 작품 60점을 선보인다. 서울시인협회,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캘리그라피디자인 그룹 ‘어(語)울림’, 이상현캘리그라피연구소, 서글서(書)글, 성하당, 디자인윤뜰 등 여러 단체가 전시회를 후원했다.
심규선 이사장은 “작가들이 재탄생시킨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이야기와 추모 작품들을 통해 당시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기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37년 중국과 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전쟁물자가 부족해지자 1945년 8월 패망 전까지 조선 등 식민지의 인적·물적 자원을 모두 수탈했다. 당시 강제동원된 조선인 피해자는 23만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일본, 러시아 사할린, 동남아시아 등지의 탄광·광산·군부대에서 강제로 노역했다. 끝내 귀국하지 못하고 숨진 희생자는 2만여명, 부상자는 3만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희생자를 위한 활동을 펼칠 목적으로 2015년 부산 남구 대연동에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문을 열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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