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멸종위기2급·천연기념물).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부실 환경영향평가 논란이 일었던
금호강 팔현습지 산책로 공사에 대해 환경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 법정 보호종이 추가로 발견됐다. 환경단체는 기존 환경영향평가를 바로 잡고, 팔현습지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받은 ‘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조성사업 법정 보호종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사업부지 일대를 현지 조사한 결과, 지난 2021년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당시 발견된 수달‧삵‧원앙 3종을 포함해 황조롱이·흰목물떼새·큰기러기·큰고니·새매·수리부엉이·얼룩새코미꾸리 등 7종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천연기념물 또는 멸종위기종으로 법정보호종이다.
앞서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벌인 조사에서는 남생이, 담비도 발견돼 팔현습지에는 모두 12종의 법정보호종이 사는 셈이다.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수달(멸종위기1급·천연기념물).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이은주 의원은 “새로 확인된 법정 보호종들이 상당히 많은 만큼 대구지방환경청은 기존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를 열어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 법정 보호종들의 보금자리이자 천혜의 자연 습지를 망치는 ‘묻지마 삽질’을 즉각 중단하고 추가적인 실태조사 또한 면밀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12일 대구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지방환경청은 기존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로 진행됐음을 밝히고 환경영향평가를 바로잡아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팔현습지는 야생 동식물의 ‘숨은 서식처’로 평가받고 있다. 각종 개발 행위를 피해 멸종위기 야생 생물들이 마지막 보루로 삼아 머무는 곳이다. 이런 숨은 서식처마저 사라져버리는 그 생물 종은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은 개발이 아니라 팔현습지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