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완공 예정인 부산롯데타워 조감도.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이 23년 만에 제2 롯데타워(부산롯데타워) 공사를 재개했다. 두 차례나 완공 약속을 어겨 부산시민들로부터 ‘먹튀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은 롯데그룹이 이번엔 제대로 약속을 지킬 것인지가 관심사다.
롯데그룹은 17일 옛 부산시청 터였던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롯데타워 건축 현장에서 부산롯데타워 기공식을 열었다. 부산롯데타워는 지하 7층, 지상 67층, 연면적 6만7558㎡이다. 높이는 342.5m인데 2026년 완공되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동(411m)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건축물이 된다. 지상 1~13층과 31~32층엔 판매시설, 54~67층은 관광휴게·문화집회·판매시설로 꾸려진다. 중층부엔 체험시설 입주가 유력하다.
이날 기공식은 사실상 두 번째다. 첫번째 기공식은 2000년 12월 열렸다. 당시 롯데그룹은 “1조2천억원을 들여 현존하는 가장 높은 건축물을 5년 이내 짓겠다”고 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4개의 건축물 가운데 부산롯데타워가 들어서는 건축물은 중단하고 백화점·대형마트·아쿠아리움 등 판매시설 건축물 3개만 잇달아 완공해 영업에 들어갔다.
부산시민들이 불매운동까지 벌이자 롯데그룹은 2019년 1월 “공중 수목원과 전망대 등을 갖춘 56층 300m 높이의 건축물을 2022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이름이 제2 롯데월드에서 부산롯데타워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행되지 않았다. 부산시는 지난해 6월 3개 판매시설의 임시 영업허가를 더는 해주지 않았다. 이에 롯데그룹은 같은달 부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2025년까지 67층 320m 높이의 부산롯데타워를 완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공사는 즉각 재개되지 않았다. 부산시 경관·건축위원회 등의 여러 심의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14일 부산시는 부산롯데타워 건축물 허가를 변경했다. 지하 7층, 지상 67층, 높이 342.5m 규모다.
롯데그룹이 23년 만에 부산롯데타워 공사를 재개했지만 규모는 설계 당시 연면적 22만8131㎡(6만9130평)에서 6만7558㎡(2만472평)로 3분1가량 축소됐고, 높이는 428m에서 342.5m로 85.5m나 낮아졌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