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부산문화회관은 1일 “제주 4·3평화재단과 부산문화회관 등이 공동 기획한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을 19일 오후 3시께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순이삼촌은 2020년 제주에서 처음 선보였고 2021년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지난해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에 이어 부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원작은 1978년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인데 제주 4·3의 진실을 처음으로 공론화한 작품이다. 오페라는 제주 4·3 역사를 예술로 승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로부터 ‘제1회 세상을 바꾼 콘텐츠-망각을 일깨운 콘텐츠 상’을 받았다. 오페라에는 주요 출연진들과 제주와 부산의 예술가 200여명이 참여한다.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 부산오페라합창단,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 등이 협연한다.
오페라는 서울에서 대기업 직원으로 일하는 상수가 할아버지 제사를 지내기 위해 고향인 제주 북촌마을에 돌아온 뒤 친척 아주머니인 순이삼촌(제주에서는 연장자를 남녀 구분 없이 삼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의 죽음을 전해들으면서 시작된다. 1948년 군인들이 북촌국민학교(초등학교) 운동장에 마을 사람 300여명을 모아놓은 뒤 마구잡이로 총을 쏜다. 살아남은 사람은 순이삼촌 혼자였다. 남편과 쌍둥이 남매를 모두 잃은 순이삼촌은 다시 마을에서 옴팡밭을 일구거나,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살아보는 등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그날의 상처를 잊지 못했다. 1979년 섣달, 순이삼촌은 다시 북촌 옴팡밭으로 돌아와 회한에 잠긴 채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
전석 무료 초대 공연인데, 미리 준비한 좌석 1200석은 모두 예약이 끝나 자리가 하나도 남지 않은 상태다. 추가로 200석이 마련될 예정이다. (051)607-6000.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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