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는 다음달 31일까지 ‘2023 중장년 인생 2막 성공 수기’를 접수한다. 경남도 제공
이숙희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20대 중반에 결혼해서 세 아이를 키우며, 30대 후반부터 20년 동안 공사장에서 막노동했다. 그에게는 “언젠가는 대학이라는 곳에 꼭 가겠다. 죽어도 대학이라는 곳에 가보고 죽겠다”는 꿈과 각오가 있었다. 50대 후반부터 영어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초·중학교 과정 검정고시도 혼자 공부해서 합격했다.
어느날 갑자기 다니던 회사에서 일거리가 없다며 쉬라고 했다. 직장에서 잘린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58살에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59살에 전문대에 들어갔다. 보육교사 2급, 사회복지사 2급,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모두 따고 61살에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현재 한의원에서 ‘이숙희 간호조무사’로 근무한다. 이씨는 “인생 전반전도 이 정도면 괜찮은 인생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인생 이모작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있으니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귀자씨는 음악 교사로 36년을 근무하고 2021년 2월 명예퇴직했다. 1년 뒤 남편도 퇴직했다. 규칙적 생활이 무너지면서 위축감과 우울감을 느꼈다. 다시 규칙적인 생황을 이어가고 싶었고, 다른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며 살고 싶었다. 교직 생활 동안 무엇에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는지 생각했다. 그것은 합창과 음악교수법이었다. 남편과 의논한 끝에 상가건물을 사서, 강의와 공연을 할 수 있는 ‘가음아트홀’을 열었다. 김씨는 “누구에게나 은퇴는 온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 필요한 자격증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규호씨는 1978년 12월1일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38년 동안 근무하고 퇴직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그냥 놀기 시작했다. 자유의 몸이 되어 시간을 즐겼다. 그런데 8개월째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하루 일과표를 작성하고 계획적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매일 대학 도서관에 나가서 공부하던 중 신문에 난 산업안전지원단 선발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합격했다.
안씨는 또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조선업 안전지킴이’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또 합격했다. 그는 평생 쌓은 지식과 경험을 다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60대에도 건강하게 일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안씨는 “100세 시대에 은퇴 이후 재미있게 지내려면, 퇴직 전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자신의 소질을 적극 개발하고, 항상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 <2022년 신중년 인생이모작 성공 수기 공모전 수상작 모음집> 내용을 줄여서 인용)
경상남도는 13일 “중장년 세대의 인생 2막 설계를 지원하고, 신중년 재취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은퇴 후 삶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23 중장년 인생 2막 성공 수기 공모전’을 연다”고 밝혔다.
50살(1973년 이전 출생자)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은 다음달 31일까지며, 9월22일 수상자를 발표한다. 참가자는 경남행복내일센터 누리집(gnlife5064.kr)에서 양식을 내려받아서 △은퇴 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거나 재취업에 성공한 경험담 △전문 경력이나 재능으로 사회공헌 활동 경험담 △100세 시대를 위한 인생 설계 경험담 △신중년 활력을 실천하고 있는 경험담 등을 써서 온라인으로 내면 된다.
최우수작 1편, 우수작 2편, 장려작 4편 등 수상작 7편의 내용은 지역신문에 싣고, 수상자 인터뷰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띄운다. 시상식은 12월에 열릴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경남행복내일센터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