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가 이미 시작됐는데, 경상남도는 장마에 대비해 27일부터 산지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해 산지 태양광발전소 안전점검 모습. 경남도 제공
본격적인 장마가 이미 시작됐는데, 경상남도가 풍수해 사고에 대비한다며 임야에 건설된 태양광발전소 안전점검 계획을 뒤늦게 내놨다. 장마철에 실시하는 안전점검이 오히려 안전사고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상남도는 “27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여름철 폭우 등 풍수해 사고에 취약한 산지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경남에는 모두 7197곳의 태양광발전소가 있다. 이 중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사태에 취약한 시설로 선정한 496곳 가운데 166곳과 시·군이 인명피해 우려 지역으로 자체 선정한 26곳 등 192곳이 점검 대상이다. 중점 점검 항목은 지반 침하, 토사 유출, 세굴 현상, 배수시설·배수로 정비 상태, 모듈·지지대 파손·결속 상태, 인버터 작동 상태, 전기시설 절연 상태, 고압 안전표지판 설치 여부 등이다. 점검 결과, 작은 문제점은 현장에서 즉시 바로잡도록 조처하고 토사 유출 등 큰 문제점은 산지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재해방지·하자보수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한편, 기상청은 25~27일 경남 내륙지역에 80~150㎜, 경남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20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고, 다음달 1일까지 정체전선과 저기압 영향으로 경남 전역에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지난 25일부터 호우주의보 발령 지역이 하동·남해·통영·거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맞춰 경남도는 장마전선에 24시간 대비하기 위해 25일 오후 6시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따라서 27일부터 산지 태양광발전소 안전점검을 하겠다는 경남도 계획은 장마가 시작된 이후 장마에 대비한 점검을 하겠다며 위험지역에 인력을 투입하는 정책인 셈이다. 실제로 경남도와 강원도를 제외한 모든 시·도는 장마에 대비한 산지 태양광발전소 안전점검을 끝내고, 보완 조처까지 완료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경남도 에너지산업과 담당자는 “애초 계획은 6월 말까지 안전점검을 완료하는 것이었는데, 합동점검반 구성 등 준비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장마가 이렇게 일찍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내부적으로 전문가와 논의해서 점검 일정 조정을 검토하겠다. 점검 일정을 2주일 동안으로 넉넉하게 잡았기 때문에 날씨 변화를 살피면서 점검한다면, 점검 시작일은 미뤄지더라도 다음달 10일까지 점검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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