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전남 목포시 앞바다에 떠 있는 조선통신사선. 통신사선단 가운데 사신단 우두머리가 타는 ‘정사선’을 재현한 것으로, 조선시대 운항한 배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배로 전해진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조선통신사선이 다음달 부산항을 출항해 일본 쓰시마섬(대마도)로 향한다. 조선 시대 통신사선이 마지막으로 일본을 건너갔던 1811년 이후 212년만이다.
부산문화재단은 “최근 일본 쓰시마 시청 회의실에서 조선통신사선의 쓰시마섬 입항과 이즈하라항 축제 참가를 위한 기관 협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협약 내용은 조선통신사선을 활용한 상호 교류와 조선통신사선의 일본 쓰시마섬 입출항 허가·협조, 이즈하라항 축제 참가, 조선통신사선 홍보·활용 등이다.
문화재단 쪽은 다음달 28일 부산 동구 범일동의 조선통신사역사관과 영가대 일대에서 통신사선의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해신제를 연다. 다음날인 29일 출항식을 하고, 8월1일 부산항을 출항할 예정이다. 통신사선은 이후 일본 쓰시마섬에 입항해 이즈하라항 축제에 참여한다.
이즈하라항 축제는 1980년 조선통신사행렬진흥회가 쓰시마섬에서 발족한 뒤 조선통신사 행렬을 축제에서 재현해오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중단된지 4년 만에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한다. 문화재단은 예술단 등을 파견하며, 조선통신사선을 축제 기간 동안 선상 박물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조선통신사를 매개로 한 다양한 사업을 연계하고 추진해 조선통신사의 평화적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조선이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년 동안 일본에 12차례 보냈던 외교사절단이다. 정사·부사·종사관 등 3사가 사절단 400~500명을 이끌었다. 수도인 한양에서 출발해 부산과 쓰시마섬을 거쳐 당시 일본의 수도였던 에도(도쿄)까지 왕복했다. 사절단은 6개월가량 여정에서 일본 문인들과 교류하고 시와 노래를 주고받았다. 조선 문물을 일본에 전파하는 구실도 했다.
조선통신사선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조선의 외교사절단을 싣고 한국과 일본을 오간 배를 2018년 재현한 목선이다. 149t급이며 길이 34.5m, 너비 9.3m, 높이 5m에 530마력 엔진 2기와 전통 돛 2대를 사용해 평균 9노트(시속 16.6㎞)로 항해한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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