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삼락동 삼락생태공원 안에 있는 ‘블루25 야외수영장’ 모습. 김영동 기자
지난 9일 부산 사상구 삼락동 삼락생태공원 안에 있는 ‘블루25 야외수영장’은 썰렁했다. 출입구 철문은 잠겨있고, 수영장 바닥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다. 수영장 안 미끄럼틀과 파라솔 등 놀이시설은 색이 바랬고, 녹이 슬어 있었다. 수영장 매점 천막이 있었던 곳은 철제 뼈대만 남아 있었다.
‘블루25 야외수영장’은 부산시와 사상구가 여름철 시민 여가생활을 위해 38여억원을 들여 2015년 문을 연 곳이다. 성인용 풀과 어린이용 풀, 물이 흐르도록 꾸민 풀(유수 풀), 분수대 등 놀이시설을 갖췄다. 특히 1300㎡ 규모의 유수 풀은 방문객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2018년 7~8월에는 5만6000여명, 2019년 7~8월에는 6만660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서부산 대표 격인 야외수영장으로 자리 잡았지만,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2020년부터 삼락 야외수영장은 문을 닫았다.
수영장 근처 쉼터에 있던 주민 김아무개(49)씨는 “야외수영장은 집 근처에 있어 부담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고, 아이들도 좋아한 놀이시설이었다. 지난달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는데, 왜 아직도 문을 닫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부산 사상구 삼락동 삼락생태공원 안에 있는 ‘블루25 야외수영장’ 모습. 블루25 야외수영장 누리집 갈무리
수영장의 관리기관인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올해 여름철 야외수영장 개장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뒤 지난 4년 동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설이 급속하게 노후화됐고, 예산마저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전체적인 보수·정비를 위해 파악해야 하는 시설물 안전 등의 용역조사도 못 한 상황이다.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김아무개(47·동래구 온천동)씨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민간과 공공 물놀이 시설이 잇따라 개장하니, 삼락 야외수영장도 개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문을 못 연다는 답만 들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관리기관이) 방만하고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지난해 부산 공공 물놀이 시설 21곳 가운데 16곳이 여름철 문을 열었고, 올해는 대부분 정상 운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 낙동간관리본부 공원관리팀 관계자는 “관련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시설물 보수·정비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부산 사상구 삼락동 삼락생태공원 안에 있는 ‘블루25 야외수영장’ 모습. 김영동 기자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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