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산모 바꿔치기’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이 구속됐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비슷한 방법으로 신생아 4명을 불법 입양하는데 가담한 정황도 드러났다.
대구경찰청은 “대학병원에서 자신이 낳지 않은 신생아를 데려가려고 한 혐의(아동매매 등)로 ㄱ(37)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ㄱ씨 등은 지난 3월 대구시 남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서 자신이 낳지 않은 아기를 산모인 척하며 퇴원시켜 데리고 가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ㄱ씨는 산모에게 병원비 등으로 돈을 건넸다. ㄱ씨는 경찰에서 아동매매 등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ㄱ씨 조사 과정에서 ㄱ씨가 비슷한 방법으로 지난 3년 동안 모두 4명의 신생아를 불법 입양하는 데 가담한 정황을 포착했다. ㄱ씨가 한 포털사이트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산모에게 접근해 병원비 등을 주며 출산하게 도왔고, 아이를 바라는 부모가 해당 산모의 아이를 출생신고하는 방법으로 불법 입양을 도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ㄱ씨를 도운 일당과 산모 등 10여명을 아동매매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 경북 구미의 한 병원에서 해당 대학병원으로 응급이송돼 아이를 출산한 30대 여성은 산후조리 등을 이유를 아이를 두고 먼저 퇴원했다. 열흘이 지나도록 아이를 찾으러 오지 않자 대학병원 쪽은 응급이송 당시 적힌 인적사항을 확인해 아이를 퇴원시켜도 된다고 연락했다. 아이를 찾으러 온 사람은 산모가 아닌 ㄱ씨였다. 실제 산모 얼굴을 알고 있던 병원 쪽은 이를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도 본격 수사에 나섰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