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년 시절 사용했던 책상. 그가 발명한 ‘2단 독서대’가 책상 위에 놓여있다. 노무현재단 제공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시공부를 하던 청년시절 책 2권을 동시에 놓고 볼 수 있는 ‘2단 독서대’를 발명했다. 그리고 자신이 발명한 2단 독서대를 특허청에 실용신안 등록했다. 1975년 제1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60명 합격자 가운데 유일한 고졸이었던 그는 법조인으로 성공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친구와 함께 2단 독서대를 제작·판매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업은 1년 만에 완전히 망했다. 만약 그가 사업가로 성공했다면 미래의 ‘대통령 노무현’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노무현재단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내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에서 8월27일까지 노무현 대통령 소장도서 특별전 ‘좋은 책이 필요합니다’를 연다. 노 대통령이 발명한 ‘2단 독서대’도 그가 특허청에 제출했던 설계도대로 다시 만들어져 전시된다.
특별전 제목인 ‘좋은 책이 필요합니다’는 노 전 대통령이 진보주의에 관한 대중적 교양서가 될만한 책을 집필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동호회 카페에 썼던 “좋은 책이 필요합니다. 지난날의 역사를 보면 책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책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라는 글에서 따왔다.
노 대통령은 대단한 독서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별전에는 소장도서 등 그의 독서 흔적이 남아있는 자료 5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물은 노무현의 책상, 노무현의 독서, 노무현의 저서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노무현의 책상’에서는 청년 시절 사용했던 책상과 2단 독서대, 대통령 집무실에 비치했던 전투기·잠수함·과학위성 모형 등이 전시된다. ‘노무현의 독서’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독서 흔적이 남아있는 소장 도서가 전시된다. ‘노무현의 저서’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저서와 관련 자료들이 전시된다.
차성수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관장은 “봉하마을에 있는 노 대통령 집의 지하 수장고에 보관된 책과 자료 가운데 메모 등 노 대통령의 독서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전시품으로 골랐다. 노 대통령은 재임 기간 국정운영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책에서 얻었으며, 퇴임 이후에도 서거 직전까지 좋은 책을 쓰고자 노력했다. 이번 특별전이 노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이해할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은 노 전 대통령 기념관 구실을 하는 시설로, 지난해 9월 개관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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