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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밤부터 줄 섰다” 결국 터진 부산항 북항 화물차 주차난

등록 2023-05-23 08:00수정 2023-05-23 11:15

지난 19일 오후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항 북항의 우암부두 주차장 근처 도로 모습. 화물차들이 주차할 곳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지난 19일 오후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항 북항의 우암부두 주차장 근처 도로 모습. 화물차들이 주차할 곳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주차장에 차 댈라꼬 요래 줄 서서 기다린다 아입니꺼. 진짜 환장하겠습니더.”

지난 19일 오후 부산 남구 우암로 변에 차를 세운 화물차 운전자 박아무개(39)씨가 초조한 얼굴로 말했다. 앞서가던 화물차가 움직이지 않아 그의 차가 몇분째 옴짝달싹 못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뒤로도 화물차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화물차가 멈춰 선 우암로는 우암부두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양방향 4차선 도로다. 하지만 실제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는 1개 차로뿐이다. 나머지 3개 차로에는 무단 주차 한 화물차와 주차장으로 들어오려고 대기하는 화물차가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화물차 운전기사 최아무개(56)씨는 “기본 서너 시간 대기해야 자리가 난다. 자리가 안 나면 할 수 없이 무단 주차 해야 한다”고 푸념했다.

지난 11일 오후 5시께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항 북항의 우암부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모습. 주차 대기하는 화물차량으로 도로에 교통체증이 일어나고 있다. 화물연대 부산본부 제공
지난 11일 오후 5시께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항 북항의 우암부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모습. 주차 대기하는 화물차량으로 도로에 교통체증이 일어나고 있다. 화물연대 부산본부 제공

지난 19일 오후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항 북항의 우암부두 주차장 근처 도로 모습. 화물차들이 주차할 곳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지난 19일 오후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항 북항의 우암부두 주차장 근처 도로 모습. 화물차들이 주차할 곳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부산항 북항의 화물차 주차난은 예견된 일이었다. 원래는 화물차가 우암부두에서 3㎞가량 떨어진 감만부두 주차장(315면)을 이용했는데, 이곳이 부두 운영 효율화 계획에 따라 지난 3월 폐쇄됐다. 주차장 폐쇄 뒤에도 화물차들은 감만부두 주차장에 무단 주차를 했다. 하지만 지난 10일부터 차량 출입이 완전히 통제됐다. 주차할 곳이 없어진 화물차들은 대체 주차장인 우암부두 주차장(210면)으로 한꺼번에 몰렸다. 그런데 이곳은 주차면이 턱없이 부족했다. 자리를 찾지 못한 화물차들은 주차장 근처 도로에 무단 주차를 하기 시작했다. 덩달아 도로 정체까지 극심해졌다.

화물연대는 몇해 전부터 부산시에 ‘주차 대란’을 경고하며 주차장 확보를 요구해왔다. 주차 대란이 현실화하자 부산시 등은 뒤늦게 화물연대 쪽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시 물류정책과 관계자는 “북항 쪽에 공간이 없어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여러 애로 사항이 있지만, 주중에 화물연대와 대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항만공사 항만운영실 관계자도 “화물연대 쪽과 언제든지 협의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김경락 화물연대 부산본부 사무처장은 “오랫동안 경고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다가, 일이 터지자 허둥대는 행정당국 모습이 씁쓸하다. 항만 주변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부산시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시에 등록된 화물차는 4만4500여대인데, 부산시가 보유한 공영차고지와 휴게소 등 10곳의 주차면은 2055면밖에 안 된다. 운송업계는 사설 주차장이나 회사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해 도로에 무단 주차 한 화물차가 부산시에만 하루 평균 1200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13일 새벽 4시30분께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항 북항의 우암부두 주차장으로 들어가려고 화물차가 대기하는 모습. 이들 차량은 전날 밤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화물연대 부산본부 제공
지난 13일 새벽 4시30분께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항 북항의 우암부두 주차장으로 들어가려고 화물차가 대기하는 모습. 이들 차량은 전날 밤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화물연대 부산본부 제공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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