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이른바 ‘깡통전세’로 보증금 16억원어치를 가로챈 임대인이 구속됐다.
대구동부경찰서 “깡통전세를 놓은 뒤 임차인 17명에게 보증금 16억원어치를 가로챈 혐의(사기)로 40대 임대인 ㄱ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깡통전세는 실거래가보다 전세보증금이 높은 집을 말한다.
ㄱ씨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무자본 갭투자’ 방법으로 대구시 동구 다세대 주택 한 동을 사들인 뒤 임차인들에게 받은 보증금을 주식 투자, 개인채무변제 등에 사용하면서 임차보증금을 돌려막기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자본 갭투자는 임차인이 건넨 임대차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법인데, 이들은 임차인에게 매매 대금보다 전세보증금을 높게 받아 부동산 거래 대금을 유용했다는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선순위보증금(예비 임차인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는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 현황을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야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선순위보증금을 임차인들에게 허위로 알려주는 방법으로 임차인들을 속였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부동산 중개업자 등이 더 있는지 등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사기 등 악성 사기범죄에 대해서는 수사역량을 집중해 실제 행위자뿐만 아니라 배후자까지 철저히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진행해 모두 80건 단속해 66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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